20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14명. 지난 19대 대선이 후보 1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 중간에 2명의 후보가 사퇴해서 최종 후보는 13명이었어. 만일 이번 대선에서 14명의 후보가 모두 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역대 최다 후보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거야. 후보 이야기를 왜 하냐면 후보의 숫자가 전체 현수막과 공보물, 벽보의 양을 결정하거든. 후보가 많을수록 거리에 걸리는 현수막도 많고, 집집마다 뿌려지는 공보물의 양도 많아질 수밖에 없어.

그렇다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 사용되는 홍보물은 얼마나 될까? 우선 선거 벽보부터 살펴볼게. 20대 대선에서 후보들의 벽보는 전국 8만 4,480여 곳에 붙여져. 후보가 총 14명이니 모두 118만 8,320부의 벽보가 전국 방방곡곡 위치하게 될 거야.

공보물은 한 후보당 보낼 수 있는 최대치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어. 공직선거법을 보면 “당해 선거구 안의 세대수 이내의 수량”을 기준으로 한다고 적혀있는데, 이번 대선은 선거구가 전국이니까 전국의 세대수를 기준으로 수량이 정해져. 2022년 1월 기준 우리나라엔 2,349만 8,025세대가 있고, 여기에 투표소에 갈 수 없는 거소투표자와 예상 신청자수까지 더해서 법적 최대 수량이 정해질 거야.

선관위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별로 제출할 공보 수량을 2,500만 부 정도로 보고 있어. 이 숫자로 전체 공보물의 수량을 추정해볼게. 책자형 공보는 14명의 후보가 다 찍어낸다고 하면(보통 책자형 공보는 모든 후보가 만들고, 전단형 공보는 일부 주요 후보들만 찍어내고 있어) 최대 3억 5,000만 부가 될 거야. 전단형 공보는 4명의 후보만 찍어낸다고 하면 1억 부. 합치면 4억 5,000만 부의 공보물이 발송될 거야.

이 홍보물의 규모가 어느 정도냐면 벽보의 세로 길이가 53㎝이고, 공보가 27㎝인데, 만약에 벽보와 공보를 세로 방향으로 일렬로 주우우우욱 연결하면 그 길이가 무려 9만 4,500㎞가 돼. 지구의 둘레가 4만㎞니까 벽보와 공보만으로 지구 둘레를 2.4바퀴 감쌀 수 있는 길이라는 거야. 엄청나지?

이번엔 공보와 벽보를 쌓아볼게. 평균 종이 두께 0.1㎜로 계산해보면 35㎞의 높이가 나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은 비교도 안되고,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화성의 올림푸스 화산의 높이 21㎞보다도 높은 규모인 거야. 정말 웅장해지는 우주적 규모지?

선거로 나오는 폐기물은 홍보물뿐만이 아니야. 코로나 시대의 투표에서 필수적인 일회용 장갑도 있거든. 아직 대선 선거인수가 확정되진 않았지만(선거인명부는 25일에 확정돼) 잠정 집계된 4,418만 5,079명 기준으로 계산해볼게. 대선 투표율은 최근 3번의 투표율의 평균인 72%를 적용해보면 이번 대선에서 3,181만 3,257명이 1쌍의 일회용 장갑을 쓰게 되는 것. 모두 6,363만 개! 이걸 쌓아 올리면 1,273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롯데타워 2.3개 높이와 맞먹어.

A 기사는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96년, 15대 국회의원선거 이후 KBS 뉴스에서 다뤘던 기사야. 그리고 B 기사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6년에 4회 지방선거가 끝난 뒤 SBS 뉴스에서 작성했던 기사지. 쏟아지는 홍보물, 자원 낭비를 지적하는 이야기가 사실 새로운 건 아니야. 과거부터 꾸준히 지적했던 사항이지.

환경부에서도 예전부터 관련 보고서를 내오고 있어. 20년 전, 2002년 환경부에서 <환경친화적 선거 문화 조성을 위한 실천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를 하나 내. 당시 2002년은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만큼 녹색 선거가 필요하다며,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던 거야. 보고서에는 선거과정에서 환경을 지키는 실천 사항으로 재생용지 사용 정도 등을 공개해야 하고, 친환경적 유세를 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2020년에도 선거홍보물 폐기물을 재활용하도록 대책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큰 효과는 없었어.

환경을 생각하는 선거가 되길 바라지만 정치권은 요지부동이야. 자원 낭비를 줄이자는 지적이 수십 년째 이어져오고 있지만 관련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오히려 선거법의 변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친환경에 역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해.

과거 선거법에선 현수막을 금지했었어. 1998년 4월 제2회 지선을 앞두고 선거 현수막을 더 이상 달지 못하게 선거법에서 삭제했거든. 모든 선거에서 선거운동을 위한 현수막과 명함 형태의 소형 인쇄물을 폐지했어. 하지만 2002년 3월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국회의원선거, 지방의회의원선거에서 현수막을 일부 허용했고, 2005년 8월 현수막 전면 허용으로 법이 바뀌었지. 2018년엔 기존엔 읍면동마다 1매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던 조항이 2배(2매 이내)로 늘어났어.

Drowning in plastic / Reuters Graphics

전세계적으로 1분 동안 구매되는 플라스틱병의 양은 거의 100만 개라고 해. 100만 개라 하니까 감이 잘 안 오지? 하루동안 전세계에 팔리는 플라스틱병을 쌓는다면 그 크기가 에펠탑의 절반 정도인 거야😣 위 링크에서 한 시간, 한 달, 일 년간 사용된 플라스틱병의 양도 시각적으로 볼 수 있어.

선진국엔 없다는데... 재활용 힘든 선거 현수막 꼭 써야하나

'제로 웨이스트 선거' 경험자도 "쉽지 않아"…'쓰레기 없는 선거' 가능할까

• 지난해 4월 송파구의원 보궐선거에서 최지선 씨는 ‘제로웨이스트 선거’를 실시
• 그는 선거복을 구제 청남방으로 직접 만들었으며 이외에도 명함, 공보물, 벽보, 현판 모두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기 위해 노력함
• 2020년 총선의 폐현수막 재활용률은 23.4%로 2018년 지방선거(33.5%)보다 더 떨어짐
• 비나 눈이 와서 물에 젖은 현수막은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고 섬유로 재활용하려면 꽤 많은 비용이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 선거 쓰레기를 줄이는 친환경 선거로 나아가기 위해 현재 선거법의 개정이 필요

• 수험생 1명이 받는 시험지는 총 81장
• 수능 지원자가 51만 명이었으니 최소 4,131만 장의 시험지가 필요
• 4절 중질지(시험지 종이재질)의 무게는 장당 13g으로 4,131만 장의 시험지는 약 537톤으로 최소 나무 1만 2,888그루가 사용
• 일반용지 1톤을 생산하면 2,540㎏의 이산화탄소와 871㎏의 폐기물이 발생
• 재생용지를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폐기물을 약 40% 가량 줄일 수 있지만 수능 시험지에는 재생용지가 사용되지 않음
• 재생용지를 사용할 경우 답안지 등 용지 자체에 잡티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

•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전세계 플라스틱 소비와 재활용에 악영향을 끼침
• 보고서는 마스크를 비롯한 건강관리 분야에서 플라스틱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것을 지적
•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마스크 생산량을 최소 520억 개로 추정함
• 또한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플라스틱 재활용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밝힘
• 많은 나라에서 위생을 이유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고, 폐플라스틱 거래도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