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차트는 2020년 2월 28일 오후 1시부터 12시간 동안 폰폰의 실검 순위를 연령대별로 기록한 것이다. 1시 11분, 10대에서 실검 3위로 진입한 폰폰은 오후 3시 이후 계속 10대 실검 1위였다. 20대 또한 오후 3시부터 5위권 내에 계속 머물렀고 40대 이상도 꾸준히 순위권이었다. 반면 30대는 오후 5시 전후해 급등했다가 관심이 확 사그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폰폰의 실검 순위는 10대, 20대가 선도하는 양상이었다.(그런데 30대 그래프 무엇...)

자, 그럼 하나씩 살펴볼까. 

먼저 포레스트 '나만의 꽃 심기'. "나의 집중유형을 테스트하고 꽃을 발견하라"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진행된다. 차례로 나오는 8개 질문에서 답하면 간단한 애니메이션과 음악까지 재생된다. 최종 결과에선 나만의 꽃, 그리고 나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온다. 그 아래 링크를 누르면, 나만의 꽃을 키우려면 집중력을 키워준다는 유료 앱 Forest로 연결된다. 

대학교 학과 테스트는, 질문 12개에 답하면 자신에게 맞는 학과를 골라주는 테스트다. 이상형의 학과 테스트와 여행지 테스트도 묶여 있다. 결과가 나온 뒤 '친구 사귀러 가기'를 클릭하면 이 테스트를 제작한 업체의 채팅 앱으로 연결된다. 포레스트와 대학교 학과 테스트 둘 다 상업적 목적이 분명한 심리테스트다. 

폰폰 테스트는 2018년 서울대 정보문화학과 '산학연구실습' 수업의 팀 프로젝트였다. 나 혹은 이상형에 해당하는 동물을 만들어준다. 결과로 나온 이상형과 궁합이 몇 퍼센트인지를 표시하는 내용도 있다. 정신연령 테스트는 현재 나이를 입력하고 32개 질문에 답하면 정신연령이 몇 살인지, 지금 나이와 차이는 얼마인지 보여준다. 이 테스트 외에 12개 다른 검사를 무료 제공하는 사이트 '테스트하로'가 출처다. 이들 테스트는 수업 과제, 혹은 데이터 수집이나 검사 홍보 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많이 들어봤거나 해봤을 심리테스트의 고전, MBTI도 있다. 다른 테스트와는 달리 1940년대 만들어진, 오랜 역사를 지닌 성격유형 테스트다. 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줄여 MBTI라고 부르며 설문에 답하면 16가지 성격유형 중 하나로 분류해주는 식이다. 전통적인 심리검사 중 하나라 시대 따라 인기를 끌었다 식었다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엔 서로 어울리거나 맞지 않는 성격유형을 보여주는 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심리테스트, 왜 이렇게 인기인 걸까 또 얼마나 믿을 수 있나. 유행 시기와 테스트 제작 목적 등에 비춰보면 포레스트 같은 상업적 목적의 심리테스트가 먼저 인기 끌면서 실검에 오르고 다른 테스트가 함께 주목받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8년에 만들어진 폰폰 테스트, 2013년 제작된 정신연령 테스트가 다시 유행한 것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심리테스트의 유행은 결국 자신을 파악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서수연 교수(성신여대 심리학과)는 "대중적인 심리테스트를 재미로 하거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을 갖는 용도로 쓰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자신에 대해서,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건 너무나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최근 유행에 대해서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들고 사람들이 고립되다 보니 일종의 반작용으로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테스트인 만큼 어떤 사람과 맞다, 안 맞다 판단하거나 중대 결정에 참고하는 건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너 자신을 아는 건 힘이지만, 재미로 하라는 전문가의 조언!

심-리테스트를 추적하다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인기는 결국 '실검' 덕분이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실검을 조금 더 파보도록 하자.

2007년 황우석 사태를 비롯해 실검 순위 조작 논란은 계속 제기돼 온 문제였다. 대형 선거를 전후해 논란은 매번 불거졌고 돈을 받고 실검을 조작해줬다는 일당이 심심찮게 붙잡혔다. '실급검 총공'은 현행법 위반이다. 형법 314조 2항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데(5년 이하 징역, 1,500만 원 이하 벌금) 최근 적발된 사례도 있다. 

카카오는 2020년 2월 20일부터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카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하고 인물 관련 검색어 등을 개편한 것과 비슷한 조치라는 것이다. 카카오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일단은 전면 폐지다.

네이버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20년 4월 2일부터 4월 15일까지 급상승 검색어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실검 운영을 중단한다는 건데 총선이 끝나면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우선은 일시 중단이다.

카카오의 실검 대체 서비스, 네이버의 총선 이후 실검 서비스는 어떻게 달라질까. 과거 '실검의 시대'와는 어떤 식으로든 달라질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심-리테스트의 정체를 찾는 여정에서 시작해 그 배후 인물이자 논란에 휩싸인 실급검, 실검까지 왔다. 궁금하고 알고 싶은 건 많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궁금한 우리, 실시간 검색어를 피하기 어렵다. 설사 실검이 사라져도 대체할 만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을 것이다. 그런 재미와 정보, 때로는 통찰을 제공하는 게 언론 매체 본연의 역할일 테다. 마부뉴스가 잘하면 되겠네. 기승전-마부뉴스! 

<마부작침 탐정사무소>는 다음 주 사건 후보를 논의했습니다. 타다금지법 통과로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타다 논란. 확진자 1만 명이 넘어선 이탈리아 등 세계로 번진 코로나(그리고 신천지), 여기저기서 핫한 트로트 열풍. 의뢰하고 싶은 사건을 이 중에서 선택해주세요! 다른 사건은 카카오톡 채널이나 아래 의뢰하기 링크로 의뢰해 주세요! '더 클루 THE CLUE'의 정답은 인스타그램과 정답 확인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