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추적추적 내리는데 점점 더 뜨거워지는 '부동산 이슈', 민초가 추적해 봤어. 북끄는 읽을 거리 몇 개 갖고 돌아왔는데 꼭꼬는 오질 않네. 이번 레터도 짧지 않아!   

패닉 바잉(Panic Buying). 코로나 확산 국면에 마스크와 생필품 사재기를 가리킬 때 종종 등장했던 말이었지. 앞으로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가격 상관없이 마구 사들이는 현상, 공황 구매😫라고도 해.  

이 말이 요즘 다시, 꽤 많이 나오고 있어. 어디서? 부동산 기사에서. 서울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고 특히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이 주로 찾는 중소형 아파트가 나날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앞으론 '내 집 마련'이 힘든 수준을 넘어 불가능해질 수도? 6월 주택 거래량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는데 3,40대가 거의 절반이었대. 패닉 바이한 거지.

서울 전체 아파트 값 상승률(아래 차트 참고, 7월 2주 기준)은 전주 대비 0.63%, 2018년 9월 이후 91주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어. 노원, 성북, 송파구 등의 순으로 높았지.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자들이 아파트를 둘러보지도 않고 계약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네.   

집은 마스크나 휴지처럼 사고 싶다고 당장 사거나 심지어 사재기까지 할 대상이 아니잖아. 그런데 어쩌다 이런 상식을 배반하는 '공황 구매'의 대상이 됐을까? 잘은 몰라도 무슨무슨 대책, 이런저런 대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던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러니까, 대체 왜? 

하나하나 자세히 보고 싶으면 여기 정책위키에 정리된 걸 참고해. 여러 정책의 포인트는 바쁜 독자들을 위해 민초가 정리해 줄게. 큼지막하게 분류하면 세 가지 줄기가 나와. 수요를 줄이자, 공급을 늘리자, 실수요자를 돕자!

 

이런 대화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집을 사려면 대출은 필수가 됐어. 집값 상승과 초저금리 때문이지. 그러니 대출 규제, 즉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게 주택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됐고.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의 상당수는 바로 이 대출, 즉 빚 규제라고 생각하면 돼. 

집값의 몇 퍼센트까지 대출 받을 수 있는지(LTV), 또 소득 기준으로 얼마나 빚질 수 있는지(DTI) 등을 까다롭게 제어하고, 또 적용 지역을 확대해나갔어. 그 결과, 서울 25개 구는 물론 사실상 수도권 전역이 대출 규제 적용을 받고 있는 실정이야.  

수요 억제를 위한 또 다른 강력한 수단은 세금이야. 최근 7.10 대책에선 다주택자, 고가 주택 보유자 등에 대한 양도세, 취·등록세 세율을 다 올렸지. 투기 목적의 수요를 그만큼 억제할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 나온 대책이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공급이지. 공급을 늘리는 것! 최근 핫 이슈였던 그린벨트 해제 논란도 여기에 해당해. 미래를 위해 개발하지 않고 녹지로 남겨두기로 했던 구역의 규제를 풀어 주택을 지을지 정부가 적극 검토했어. 

결국 대통령이 해제 안 한다고 정리하면서 그린벨트 이슈는 일단락 될....뻔.했.지.만. "태릉골프장 등 다른 국공유지 개발을 검토한다"면서 환경단체·지역 주민과 충돌하는 상황이 됐어. 거기도.. 그린벨트거든.. 그린벨트 해제 대신 그린벨트 개발?

물론 이것만 있는 건 아냐. 수도권 과밀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신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지. 이 신도시 입지를 둘러싸고도 논란이었는데, 개발을 기대하는 심리 때문인지 외려 서울 외곽 집값이 뛰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되기도 해. 

집을 투자가 아니라 실제 거주하려는 '실수요자'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정책. 당장 살 집을 구해야 하는 신혼부부나 저소득으로 집 구하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혜택을 주는 내용도 여기 들어가. 

그런데 혜택의 기준이 되는 소득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부부합산 소득 연 8천만 원 이하) 실제 수혜자가 적을 뿐더러, 저소득이라도 부모에게 물려받을 게 많은 '무주택 금수저'가 혜택을 받는다는 비판도 잇따랐지. 

문제는 스물 두 번의 대책에도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거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1993년 이후 정부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건 노무현 정부였고(94%), 금액으로는 4억 5천만 원이 오른 문재인 정부 3년이었어. 

특히 강남과 비강남의 가격 차는 김영삼 정부 때 900만 원이었는데 문재인 정부는 9억 2천만 원으로 100배 넘게 차이 난 것으로 분석됐어.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100배는 너무 크잖아? 상세한 분석 내용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어. 

대통령 지지율은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야. 하지만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단 성추문, 부동산 정책 실패(와 집을 사랑하는 고위 인사들...)는 악재가 됐어. 7월 3주 차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20주 만에 50%를 넘어섰고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3.9%P 내린 44.8%였어.(리얼미터 조사) 총선에서 압승했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해서 이제 미래통합당과 차이가 5%P 이내야.

정책 효과가 제대로 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 집값 상승은 현 정부의 탓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크게 공감받진 못하고 있어. 이미 집권 4년 차에, 무엇보다 스물 두 번의 대책이 효과를 못 보고 있는 거니까. 여권에선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자는 주장까지 나왔고 정부는 이달 안에 스물 세 번째 대책을 발표한다고 해. 이번엔 효과 좀 봤으면 좋겠네. 🍧

부동산 이슈와 관련해 회자된 말과 칼럼, 기사들을 모아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