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냥이 차근차근 들려드릴게요. 준비되셨나요? 🐱

뉴욕타임스는 승리한 주(state)의 콜(당선 확정)을 하기 전까지 색을 칠하지 않고 회색으로 남겨 놨습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 팬데믹이란 돌발 변수 때문에 역대 가장 많은 사전 투표(우편 투표+ 조기 현장 투표)가 이뤄졌어요. 사전 투표 수만 2016년 대선 투표의 70%를 넘길 정도로 당일 현장 투표 수를 압도했다는 발표도 있었고요. 하지만 개표 방식은 주마다 제각각이었어요. 즉, 당일 현장 투표와 사전 투표 중에서 무엇을 먼저 개표하는지에 따라서 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선거였죠.

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변수가 많았던 선거였던 만큼 뉴욕타임스처럼 승자가 정해지기 전까지 지도에 색을 비워둬야 했을까요? 아니면 워싱턴포스트처럼 그래도 실시간으로 앞서고 있는 후보를 보여주는 게 옳았을까요? 정답은 없지만 고민의 깊이는 차이가 있었다고 모냥은 정리하고 싶어요.

최근 데이터 시각화의 경향성은 불확실성(uncertainty)을 보여주는 거예요. 이번 선거 지도에서는 뉴욕타임스 니들(Needle)이 대표적이었죠. (이 글에서는 바늘이라고 부를게요.) 불확실성이 뭐냐고요? 가령 최근까지도 태풍 경로를 한 개의 선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건 태풍의 다양한 예측 경로를 무시하는 것과 같아 오해를 부르는 시각화의 대표적인 사례죠. 아래 태풍 시각화에서 동심원을 태풍의 규모로 아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저건 태풍의 진행 예측 범위랍니다.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인 마이애미 대학의 알베르토 카이로(Alberto Cairo) 교수도 최근 발간한 'How Charts Lie'란 책에서 '불확실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자~ 그럼 다시 선거로 돌아와서 뉴욕타임스 바늘을 조금 더 살펴보죠. 뉴욕타임스 바늘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저울의 수치로 보여줘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바늘 주변에 옅은 음영이 칠해져 있어요. 뭐냐면 예측 오차 범위예요. 예측(prediction)은 통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대략 이렇게 예측되지만 확정은 아니고 오차 범위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라는 의미로 보면 돼요.

초접전지였던 아래 조지아(Georgia) 바늘을 같이 볼까요? 바이든의 승리를 +0.4포인트로 예측하고 있는데 오차 범위(옅은 음영)는 트럼프의 승리 범위까지 포함되죠. 오차 범위 수치도 작은 글씨로 Biden +2 to Trump +1.5라고 명시해 놨어요. 

그래서 바늘을 해석할 때는 '바이든 우세가 유력하지만 트럼프가 당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는 게 맞는 거죠. 바늘이 파란색이라고 '바이든의 승리다!' 하고 생각하는 건 위험해요. (결국은 바늘의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긴 했어요.)

그런데 왜 3개 주만 보여줬을까요? 이번 대선에서는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니아, 이 3개 주만 분석 가능한 수준의 데이터를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자세한 내용은 여기! 나머지 지역들은 바늘로 보여주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해 예측 위험성이 높았기 때문에 애초에 만들 생각이 없었다고 뉴욕타임스 관계자는 설명했다고 해요. 

관련해서 꼭 봤으면 하는 게 하나 더 있어요. 바로 뉴욕타임스 Nate Cohn 기자의 트위터예요. Nate Cohn은 선거, 여론조사 전문가로 너무 유명하죠. 이번 선거에서 그는 조심스럽게 바이든 후보의 우세를 점쳤지만 수많은 사전 투표 수와 제각각인 개표 순서 때문에 특정 후보의 우세를 사전에 점치는 게 조심스러웠다고 트위터에서 말했어요. 그 역시 이번 선거의 불확실성을 주의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