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부 작 침 탐 정 사 무 소 정의, 기억, 그리고 연대... 이들을 조합한 정의기억연대가 요즘 연일 관심을 받고 있어. 왜 이렇게 된 거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 여전히 진행 중이고 전모가 드러난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 그리고 우리가 놓치면 안될 지점들을 함께 찬찬히 짚어볼게. ![]() 2017년 개봉해 3백만 명 넘게 관람한 <아이 캔 스피크>라는 영화가 있어. 2007년 미국 하원의회에서 '위안부' 피해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한 실화 바탕의 영화야. '위안부' 피해를 최초 증언한 고 김학순, 미국·유럽 등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전쟁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나비기금을 발족시킨 고 김복동과 함께 가장 잘 알려진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 이용수가 주인공이었어. 그런데 그 이용수 할머니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었어. 5월 7일이었지.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한 장면 ⓒ리틀빅픽쳐스 ![]() 회견의 주요 내용은 '위안부' 운동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였어. 자연히 초점은 운동을 주도하는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와 윤미향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전 이사장)에게 맞춰졌지. 30년 간 여기에 몸 담았던 윤 당선인이 문제 해결 없이 국회로 가면 안 된다는 것, 2015년 한일 합의 당시의 문제점, 수요집회 무용론, 후원금 사용에 대한 의문 등등... 하나 같이 묵직한 이슈에 무엇보다, 이용수 할머니가 나섰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컸어. 사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야. 2020년 5월 7일 기자회견 중인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 처음엔 배후에 누군가 있다는 음모론이 제시됐어. 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원치 않는 적폐 세력이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이건 현재 정의연의 논리이기도 해.) 2015년 한일 합의 과정의 문제점이 다시 조명되는가 하면 윤미향 당선인의 자녀 유학자금 출처나 왜 정의연 모금을 윤 당선인 등의 개인 계좌로 했는지도 문제로 지적됐지. 경기도 안성에 현대중공업 기부로 마련했던 '위안부' 힐링센터, 그리고 윤 당선인의 아파트 매입자금에 문제가 많다는 의혹도 제기됐어. 정의연과 '위안부' 운동, 그리고 윤 당선인 개인 비리 의혹이 한꺼번에 쏟아졌는데 사실이 아닌 것들도 있는 반면, 명확한 해명이 나오지 않은 것들도 적지 않아. 혼란스런 상황이야.
이용수 이용수 할머니는 5월 13일 경향신문을 통해 다시 입장을 전했어. "성과에 대한 폄훼와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돼야 한다"라고 전제하고 과거 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는 게 필요하며 2015 한일 졸속 합의 관련 내용이 공개돼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어. 기자회견 이후 전개된 상황이 의도했던 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했지. 19일에 윤미향 당선인이 이 할머니를 만났다고 하고 25일에 이용수 할머니가 재차 기자회견을 하겠다는데 어떤 자리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정의연 정의연은 대체로 횡령이나 비리가 아니라 실수라는 입장이야. 특히 몇몇 기사에는 강하게 반발했어. 5월 11일 한국경제의 <하룻밤 3,300만원 사용 정의연의 수상한 술값>, '악의적 허위보도'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어. 나중에 확인된 거지만 이건 국세청 기준에 따라 대표지급처를 후원의 날 행사를 열었던 술집 1곳으로 기재한 거라 "수상하다"고 할 건 아니었지. 19일 중앙일보의 <'아미'가 기부한 패딩...이용수·곽예남 할머니 못 받았다>도 정의연이 증거 동영상까지 제시하면서 반박했어.(기사는 수정됐어.) 정의연은 현 상황을 "적폐세력이 본질을 호도하며 벌이는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다만, 회계 처리 오류에 대한 지적은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추천받은 회계기관으로부터 객관적인 검증을 받겠다고 해. 경기 안성 힐링센터 관련한 의혹에서는 조금 달랐어. 정의연은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 기부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 점, 윤미향 당선인의 부친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에 대해 5월 16일 사과했어.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힐링센터의 회계에 대해 최하 F등급을 매겼다는 지적이 나오자 회계 처리가 미숙했다며 고개를 숙였지. 지금까지 정의연이 발표한 입장은 여기를 보면 나와 있어. 이와 별개로 여러 시민단체가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업무상 배임·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해서 서울 서부지검이 수사에 착수했고 20일엔 정의연을 압수수색했지. 미래통합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인데 앞으로 여론 추이 등을 지켜보고 진행할 것 같네. 경기도 안성의 구 정의연 힐링센터 ⓒ 중앙일보 윤미향 정의연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게 대부분이긴 한데 윤미향 당선인 개인에게 쏟아진 의혹들도 있어. 먼저 4년 전부터 미국에서 피아노 공부하는 자녀의 유학자금 출처가 수상하다는 의혹, 여기에는 남편인 김삼석 씨가 과거 '남매간첩단 사건'으로 수감됐다가 재심에서 일부 무죄를 받으면서 그 배상금으로 충당했다는 해명이 나왔어. 다만 배상금 받기 전부터 유학 중이었는데 이 비용 전체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었어. 현재 거주 중인 경기도 수원 아파트 매입에 대한 의혹도 있어. 경매로 낙찰받아 2억여 원을 현금으로 지불하면서도 대출은 안 받았는데 자금 출처가 어디냐는 거야. 윤 당선인은 처음엔 전에 살던 아파트를 팔아서 마련했다고 해명했는데 매입 9개월 후에 전 아파트를 팔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일부는 예·적금 해지, 나머지는 가족에게 빌렸다고 재차 해명했어. 이외에 그간 '위안부' 운동 관련한 모금을 윤 당선인 개인 계좌들로 받았다는 점에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민주당에서도 나왔는데 아직 윤 당선인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의연, 그리고 윤미향 당선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과, '위안부' 운동과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해방 이후 정부는 물론 모두가 외면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가 '기억'하고 '연대'해야 할 '정의'라는 걸 분명히 한 정대협과 정의연, 그리고 김학순, 김복동, 이용수 등의 역할은 잊혀지거나 폄하해선 안 된다는 건 명확해. 정의연의 주장처럼 회계 처리 실수에 불과할 수도 있겠고 특정 개인의 비리가 일부 드러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사태를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국내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이제 18명뿐이야. 2016년 출간된 김 숨 작가의 소설 <한 명>은, 시간이 더 지나 세상에 알려진 공식 피해자가 단 1명 남은 상황을 가정한 이야기야. 알려지지 않은 비공식 피해자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 지 성찰하는 소설이야. 소설 출간 당시엔 생존 피해자가 40명이었는데 4년 새 절반이 됐어. 소설의 미래가 그리 멀지 않았고, 곧 현실이 될 것 같아. 정말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어. 이번 논란이 몹시 아픈 진통이지만 그래도 이용수 할머니 말씀처럼 "현 시대에 맞는 사업 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으로 가는 여정으로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어.📚 ![]() 북끄가 읽어주는 한 줌 요약
📚 [DEEPER1] 다른 단체들은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공익법인은 국세청에 매년 결산을 공시해야 해. 최근 한 달 사이 공시한 법인만 4천 곳이 넘어. 정의연은 2018년도 사업은 공시했고 2019년도는 아직 안 했어. 2019년 기부금 수입이 많은 10곳을 살펴봤어. 기부금 수입 1위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2019년에 6,540억 원을 모금해 단연 1위였지. 2~4위를 합친 것보다도 기부금이 많아. 감시의 눈이 많아서 그랬는지 결산 서류도 모범적이야. 어디에 지급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했는지 명료하게 나와 있어. 국세청에 공시된 2019년 기부금 수입 상위 1~10위 공익법인 ⓒ마부작침 탐정사무소 우리가 살펴보니 5위권까지는 대체로 그랬는데 그 아래는 좀 부실해 보이는 곳들이 있더라고. 기부금 총액과 지출액은 있는데 지급한 곳을 안 쓰거나 목적도 분명치 않은 곳들. 이를테면 7위인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세부 내역이 없으니 어디에 썼는지 알 수 없고 수혜 인원도 1로 처리해서 몇 명에게 간 건지 모르겠어. 자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지출 내역도 비슷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2013년 사무총장이 기부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다 해임됐고 2018년에도 뉴스타파의 보도로 당시 사무총장의 비리 의혹 등이 폭로됐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결산 내역은 좀 더 자세하면 좋겠네. 📚 [DEEPER2] 정대협 비긴즈 ![]() ![]() (좌) 1992년 1월 8일 1차 수요집회 (우) 2020년 5월 20일 1440차 수요집회 ⓒ정의기억연대 정의연의 전신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대협이야. 1990년 11월 16일 37개 여성단체가 모여서 창립했고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의 '위안부' 피해 증언을 이끌어내면서 이 문제를 한국 사회와 세계에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지금 정의기억연대에 이르기까지 '위안부' 운동을 대표하고 있는 단체야. 1992년 1월 8일 시작한 수요집회를 지금까지 1440차까지 이끌어오고도 있어. 1990년 11월 정대협 설립: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해오던 37개 여성단체가 연합해 결성 1991년 8월 김학순 증언: 김학순이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임으로 처음 공개 증언 1992년 1월 수요집회 시작: 일본 총리 방한을 앞두고 일본의 책임을 묻는 집회 시작 1992년 8월 아시아연대회의 출범: 정대협이 제안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회의 결성 2012년 3월 나비기금 제정: 전쟁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한 나비기금 제정 2013년 8월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행사: 미국, 필리핀,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개최 2016년 6월 정의기억재단 설립: 2015년 한일 합의 무효와 문제 해결 위해 설립 2018년 7월 정의기억연대 출범: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이 함께 정의기억연대 발족 ![]() 지난 레터에 의견이 쏟아졌어요. "정리가 정말 깔끔하고 좋았다" "한 편으로 정리가 됐다" "시즌별 정리가 굿!" "산뜻하고 상큼하다" 등등 응원 감사합니다. "글씨가 잘 안 보인다"는 지적도 유념하겠습니다. 계속 의견 많이 남겨주세요. 저희가 지난 번에 살짝 공개한 스티커 외에도 여러 가지 준비 중이거든요. 준비 마치는 대로 쏟아(?)낼게요! 참, 다음 레터부터는 목요일에만 찾아뵙겠습니다. 약간의 개편과 실험을 시도하고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마 부 작 침 탐 정 사 무 소 📨 아직 구독하지 않으셨나요? 여기서 구독해주세요! 📤 친구들에게 마부뉴스를 소개해주세요. 👉 http://bit.ly/mabuletter 📪 수신거부를 원하신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마부작침 탐정사무소 sbsdjmb@gmail.com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서로 161 SBS 방송센터 Copyright © 2020 SBS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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