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이 필요하다는 독자들은 "동물실험이 비윤리적인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대체 실험으로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사람에게 실험할 수 없으니 현실적으로는 잔인한 동물 실험을 줄이는 방법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주었어. 많은 의견 보내준 독자 여러분 모두 모두 고마워😁

일단 그래미 시상식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볼게. 미국에는 대중문화의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이 있어. TV쇼의 에미상(Emmy), 음악의 그래미(Grammy), 영화의 오스카(Oscar), 극예술의 토니(Tony). 이렇게 네 분야의 시상식 앞글자를 묶어서 EGOT이라고 부르기도 해. 그래미는 미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대중음악 시상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워낙 미국의 시장이 워낙 큰 만큼 사실상 전 세계의 대중음악 역시 미국이 주도한다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래미의 권위도 그만큼 세계적이라 할 수 있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그래미지만 사실 후보 선정이 너무 폐쇄적이다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있었어. 지난해 해임된 레코딩 아카데미의 회장이 그래미의 비밀위원회가 특정 아티스트들을 밀어주고, 어떤 앨범이 지명되도록 조작했다고 폭로했을 정도니까. 참고로 레코딩 아카데미는 그래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곳이야. 2021년 시상식에서는 역사상 가장 많은 아티스트들이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어.

도대체 얼마나 닫혀있길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한 번 데이터로 살펴볼게. 미국에서 발매되는 모든 레코드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앨범을 뽑는, 올해의 앨범상 데이터를 가지고 시각화를 해봤어. VA(Various Artists)로 표시된 앨범은 OST 앨범이야. 1959년부터 2021년까지 총 63회의 그래미 올해의 앨범 수상 실적부터 살펴보면 흑인 아티스트 단독으로 수상한 경우는 13회. 46건은 모두 백인 아티스트가 포함되어 있지. 후보까지 포함하면 총 424명의 아티스트 중에 백인은 336명으로 79.2%를 차지해. 흑인은 76명으로 17.9%였어. 

빌보드와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 수치일까? 빌보드가 매년 연말에 발표하는 Billboard Year-End 차트 데이터를 정리했어. 11월 말에 그 해의 히트곡을 결산하는 차트인데, 1위를 차지했던 싱글과 정규앨범의 아티스트 중에 흑인 아티스트의 비율은 모두 20.9%로 나타났는데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그래미 보다는 더 높은 비율의 흑인 아티스트들이 1위 차트에 이름을 올린 셈이야.

지난 해 그래미는 역사상 가장 실패한 시상식으로 평가되고 있어. 혹시 캐나다의 R&B 가수 더 위켄드 알고 있어? 더 위켄드는 Blinding Lights라는 노래로 말 그대로 전 세계를 휩쓸었거든. 이 곡은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무려 90주 동안 이름을 올려서 역사상 가장 긴 시간 동안 차트에 머무른 곡 1위 기록을 세웠어. 빌보드에서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노래 1위로 뽑히기도 했지.

그런데 더 위켄드가 그래미 후보로는 단 한 곳에도 노미네이트 되지 않은 거야. 본상은 물론 나머지 다른 후보에도 오르질 못했어. 더 위켄드를 포함해 비욘세, 저스틴 비버, 카니예 웨스트, 드레이크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래미를 보이콧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어. 결국 63회 그래미 시상식은 역사상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어.

사실 음악에서만 이러한 벽이 느껴지는 건 아니야. 올해 초에 있었던 골든글로브 시상식 역시 비슷한 이슈가 있었거든. 혹시 영화 <미나리>도 비슷한 상황이었던 거 기억나? <미나리>의 제작사는 브래드 피트가 세운 미국의 영화사 Plan B야. 그리고 영화감독도 미국인이고 촬영도 미국에서, 출연 배우도 2명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인이었어.

내용도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라 지극히 미국적인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 영화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어.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외국어영화라는 명찰을 받게 되면서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하게 됐지.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이유는? 대사의 대부분이 한국어라서! 골든글로브 시상식 규정에는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인 영화만 작품상에 오를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는 거야.

해외 언론들은 구시대적인 잣대로 기준을 세운 골든글로브에 많은 비판을 가하기도 했어. 이 상황을 본 한국계 미국인 배우 다니엘 대 킴은 "미국 사람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듣는 격이라며 골든글로브를 비판했고 샹치 배우인 시무 리우 역시 "이보다 더 미국적인 게 뭐길래?"라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어. 결국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지.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사실 존폐 위기에 처해 있어. 고여있는 협회 회원들은 변화하지 않고, 인종 차별과 성차별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거든. 당장 내년 1월에 개최할 시상식을 중계할 NBC가 보이콧을 선언했고 톰 크루즈, 스칼렛 요한슨, 마크 러팔로 등은 여태껏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받았던 트로피를 반납하기까지 했거든. 뒤늦게 부랴부랴 여성과 아프리카계 회원들을 신규로 임명했지만 제대로 시상식이 열릴지 모르겠어.

지난 시상식에서 크게 데인 그래미는 문제가 되었던 비밀위원회를 없애겠다는 성명서를 냈어. 비밀위원회 대신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후보를 지명하겠다고 밝힌 건데, 이제 조금 더 투명해지고 공정해지겠다는 선언인 거야.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어. 새로 받은 신입 회원 2,000명 중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출신은 4% 밖에 되질 않았거든.

* 레터에 활용한 데이터와 기사들의 목록은 여기서 볼 수 있어.

60초 안에 이번주 마부뉴스에서 다룬 주제와 관련한 쓸모있는 정보 7개를 골라서 요약해드립니다. 매주 7/60만 꼼꼼히 살피면 상식왕은 시간문제!😉 제목을 누르면 기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BTS를 보면 알 수 있듯이, K팝에 열광한 전 세계인의 숫자는 점점 늘고 있어. 이에 따라 해외에서 K팝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지. 이 페이지는 워싱턴포스트가 꼽은 K팝의 성공 비결이 있어. 낯이 익은 스타들이 많이 있을 테니 유심히 봐봐!

• BTS는 유튜브와 SNS를 활용해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홍보하며 인터넷상 영향력을 만들고 있음
• 봉준호 감독 영화 역시 넷플리스·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스트리밍 할 수 있게 되어 접근성 높임
• '세계관 아이돌'이라 불리는 BTS, '봉준호 월드'라고 불리는 봉 감독의 영화 - 둘 다 하나의 일관되고 독자적인 세계관이 있음
• '봉 하이브', '아미'라는 열광적인 글로벌 팬덤을 모으며 지명도를 끌어올리고 있음

• 2025년까지 콘텐츠 매출 168조 원·수출 157억 달러를 목표로 한 콘텐츠산업 정책 추진
• 정부는 콘텐츠산업 정책의 주요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콘텐츠산업 혁신전략'을 심의·의결
• 추진 과제는 문화를 통한 일상 회복, 콘텐츠 산업 디지털 역량 강화, 콘텐츠산업 생태계 혁신, 한류 아웃바운드 활성화
•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와 실감 콘텐츠를 육성하고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창작·제작 사업을 지원
• OTT 콘텐츠 산업 지원을 확대하며 플랫폼과 제작사 간 공정계약을 위한'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

• 에미상은 미국 TV 예술과학아카데미가 설립한 미국 텔레비전계 최고의 상
• 2021년부터 시상 부문에서 사용됐던 '남자배우상', '여자배우상' 카테고리는 그대로 존재하지만 수상자가 원할 경우 중립적인 단어인 '공연자'라는 단어 선택할 수 있게 함
• 여우주연상 후보로 트랜스젠더 여성인 MJ 로드리게스를 지명
• 또한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최초로 아시아계 배우가 오르는 등 역대 최다로 유색인종 후보가 호명

• 영화진흥위원회가 사업 심사에서 여성이 감독·프로듀서·작가로 참여하거나 여성 주연작인 공모작에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도입
• 영진위는 과소 대표된 여성 인력과 여성 주도 서사 비율을 늘려 성별 균형을 유지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힘
• 2009~2018년 개봉한 한국영화를 전수 조사한 결과 여성 감독은 전체의 11.5%
• 순 제작비 30억 원 이상의 상업영화로 범위를 축소하면 단 4.1%만이 여성 연출
• 같은 기간 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생의 57.6%, 한국영화아카데미 학생 중 32.3%가 여성

흑형·짱깨 -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독자들 안녕!😃 벌써 12월! 첫 주의 마부뉴스는 BTS와 그래미, 문화계 시상식에 관한 이야기였어! K콘텐츠들이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시상식 역시 다양성을 보여야겠지. 이번 레터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이 궁금해! 피드백을 통해서 알려줘. 마부뉴스는 다음 주에도 새로운 주제와 알찬 데이터로 돌아올게! 다들 12월 파이팅~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