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채식을 한다면 지구는 어떻게 바뀔까?

2021. 11. 18.

내가 채식을 한다면

지구는 어떻게 바뀔까?

채식이 유난이었던 시대에서 점점 채식이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오는 것 같아. 채식 인구도 과거에 비해서 많이 늘어났고 말이야. 한국채식연합 자료를 보면 올해 채식 인구는 250만 명. 10년 전에 비해 100만 명이 늘어난 규모더라고. 서울 인구 4명 중 1명 꼴은 채식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인 거지. 이미 해외에서는 그 바람이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하기도 했어. 이코노미스트에서는 2019년을 "비건의 해"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채식과 육식에 대한 이야기를 데이터로 살펴보려고 해. 우리가 즐겨왔던 육식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고,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채식은 환경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말이야. 그래서 오늘 마부뉴스가 던지는 질문은 이거야. 내가 만일 채식을 한다면, 지구는 어떻게 바뀔까?

[FEEDBACK] 기아 해결을 위한 노력

지난주 마부뉴스의 질문은 "기아 해결을 위한 노력, 어디까지 할 수 있어?"였어. 결과를 보고 마부뉴스 제작진들은 깜짝 놀랐어.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적극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시민운동"과 "육식자제"를 선택한 독자들이 많았거든. 두 개 합쳐서 무려 64.7%였어.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시민운동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이 35.3%로 가장 많았는데, "직접적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정치적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어. 그 첫걸음으로 "투표에 잘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육식을 자제하겠다는 의견은 29.4%였는데, "탄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한 독자도 있었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 우선이다"라는 이유로 "정보 공유"를 선택한 분들도 꽤 있었어. 전체의 17.6%의 독자가 선택했거든. 그리고 구호기금에 기부할 수 있다는 의견이 11.8%였는데, "4가지 행동 중에 가장 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선택한 독자도 있었어. 마부뉴스 독자들의 식량 문제에 대한 큰 관심을 느낄 수 있었던 피드백이었어. 투표에 많이 참여해줘서 고마워!

이번 주 마부라디오에선 지난 기아 레터에서 사용된 그래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해. 식량 생산량은 쭉쭉 올라가는데 영양실조 인구는 줄지 않았던 그래프 기억나? 하나의 그래프 안에 여러 변수를 넣을 때 사용하는 보조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게.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누르면 들을 수 있어!

하루에만 2억 마리가 도축된다

채식에 대해 다루기 앞서서 우선 육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게. 현재 전 세계 인구는 79억 명. 이 인구의 육식을 위해 1년 동안 도축되는 가축들은 모두 803억 마리야. 하루에 2억 마리, 한 시간에 900만 마리, 1분엔 15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도축되고 있는 상황이야. 803억 마리가 얼마나 많은 양인지 감이 안 올 수 있으니 이렇게 설명을 해볼게. 우리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누적 인구를 추정해보면 약 1,167억 명 정도거든. 1년 5개월마다 지구에 살았던 인류 인구만큼의 동물들이 도축되고 있는 거지.

특히 닭이 압도적이야. 1년 동안 도축되는 전체 803억 마리 중에 닭이 721억 마리거든. 전체의 89.7%를 차지할 정도니까 어마어마한 거지. 2등과 격차가 엄청나. 오리가 33억 마리로 2위인데 채 5%가 되질 않거든. 오리 다음으로는 돼지가 13억 마리, 소가 3억 마리 수준이야. 초침이 하나 똑딱 움직일 때마다 닭은 2,287마리가 사라지고 돼지는 43마리, 소는 10마리가 죽고 있어.

가축들을 길러내는데 많은 자원이 필요할 거야. 동물들이 자랄 땅도 필요하고, 살찌울 사료도 들어갈 거고, 깨끗한 물도 필요하겠지. 얼마나 들어가는지 살펴볼게. 우리가 지구라는 행성에서 거주할 수 있는 땅은 1억 400만㎢ 정도야. 이 중에 50%가 농업에 이용되는데, 이 농지 중 무려 77%를 가축을 위해 사용하고 있어. 가축용 토지에 빼곡히 들어있는 수 억 마리의 가축을 먹이기 위한 사료용 곡물은 2021년 총공급량이 16억 t을 훌쩍 넘었어. 우리가 먹는 식량 생산량이 2019년에 30억 t 정도니까 지구에서 나는 곡물의 3분의 1은 사료용으로 쓰이는 셈이지. 물도 만만치 않게 들고 있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물 중에 92%가 농업에 활용되고 있는데 이 중 사람이 먹을 식량에 27%가 쓰이고, 우유와 고기 생산에는 그보다 많은 29%가 쓰이고 있어.

그래프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CLICK 👆

어찌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보일 정도로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 고기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이유는? 그만큼 많이 소비하니까! 전 세계적으로 부유한 나라일수록 육류 소비는 증가하는 경향이 보여. 위의 그래프는 전 세계 국가별로 1인당 평균 육류 소비량(Y축)과 1인당 국내 총생산(X축)을 뿌려본 자료야. 1인당 국내 총생산은 워낙 편차가 커서 로그 축으로 그렸어. 우상향 하는 모습이 뚜렷하지? 부유한 나라일수록 평균적으로 더 많은 고기를 소비하고 있다는 거야. 1인당 가장 많은 고기를 소비하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야. 2018년 기준으로 미국인 1인당 한 해동안 소비하는 고기의 양은 무려 123.2㎏나 되거든. 우리나라는 1인당 71.1㎏ 정도를 소비하고 있어.

채식으로 탄소발자국 줄이기

채식을 하게 되면 그동안 가축을 기르는 데 사용한 자원들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가축을 기르면서 뿜어져 나왔던 탄소의 양도 줄일 수 있겠지. 식량 생산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양이 크거든. 만약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육식을 포기한다면 온실가스는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연구를 해봤는데, 완전 채식을 한다면 식품 부문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무려 60~70%나 떨어뜨릴 수 있대.

특히 소고기를 줄이는 게 가장 효과가 높을 수 있어. 왜냐하면 소는 육류 중에 가장 탄소가 많이 발생하는 녀석이거든. 소고기 1㎏당 발생되는 탄소는 무려 99.5㎏야. 소고기로 단백질 1㎏을 섭취한다고 했을 때 발생하는 탄소는 498.9㎏나 되지. 게다가 가성비도 제일 떨어져서 사료용으로 들어가는 곡식의 양이 어마어마 해. 소고기 1㎏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사료는 무려 25kg! 돼지는 6.4㎏, 닭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는 3.3㎏ 정도가 필요한데 엄청난 차이인 거지.

채식이 늘어난다면 가축을 기르던 땅을 다르게 활용할 수도 있을 거야. 아까 위에서 농업에 이용되는 땅 중에 77%가 가축을 위해 사용된다고 했지? 이 땅이 4,000만㎢ 정도 되는데 유럽과 아프리카를 합친 면적 정도나 되거든. 이 땅이 다시 숲과 초원이 된다면 탄소를 줄여줄 수도 있겠지. 소를 기르기 위해 잘라냈던 나무들이 다시 이 땅에 자라난다면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 아니면 채식을 위한 식물을 심을 수도 있을 거야. 다만 가축을 위해 사용되었던 땅의 대부분이 건조한 상태라 관리해주지 않으면 사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해.

일단 고기를 줄이자

갑자기 한 순간에 모든 사람들이 육식을 끊고 채식을 하긴 어려울 거야. 육식은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고 그것을 즐겨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게다가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채식을 시작한다고 다 긍정적이지도 않아. 엄청난 양의 동물들이 도축되는 만큼, 거대한 가축 시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어. 축산농가와 육류 가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 1억 명 넘게 있거든. 그들 대다수가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농장주들이지. 전 세계가 육류를 포기한다면 개발도상국은 빈곤해질 거야. 그래서 점진적 변화가 필요해.

축산업계에서는 해조류를 통해 탄소중립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어. 해조류에 들어있는 성분이 메탄을 생성하는 과정을 막는다는 것에서 착안한 건데, 해조류로 만든 사료 첨가제를 먹은 소는 그냥 소보다 메탄이 80%나 줄어든다고 해. 식물성 고기를 활용하거나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대체육 시장도 뜨고 있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환경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 중이야.

당장 우리들도 고기를 완전히 끊지 않고 가끔씩 먹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2050년 세계 인구 100억 시대를 대비해서 지구 건강과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과학자들이 개발한 식단이 있어. 이른바 인류세 식단이지. 채소와 과일은 하루에 500g 정도 먹고, 고기는 84g 정도만 섭취하라고 장려하고 있어. 전세계 평균 식단에 비해 고기는 65.3% 줄여야하는 양이야.

우리나라에 적용해보면, 우리나라의 연간 소비량이 1인당 71.1㎏이니까 하루에 195g 꼴이거든. 84g으로 맞추기 위해 고기를 반절 정도 줄이고 그만큼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지구를 위한 식단을 꾸릴 수 있어. 식단을 조절하기 어렵다면 간헐적 채식도 방법이 될 거야. 일주일에 한 번은 채식을 선택하는 거지.

오늘 마부뉴스가 준비한 레터는 여기까지야. 육식에 들어가는 자원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채식을 선택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지 데이터로 살펴봤어. 오늘 마부뉴스가 구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채식에 대한 생각이야. 채식에 도전해보고 싶은지, 한다면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말이야. 혹은 이미 채식을 하고 싶은 의향이 없다면 왜 그런지 알려줘! 간단한 투표니까 얼마 걸리지 않을거야

투표하기

* 레터에 활용한 데이터와 기사들의 목록은 여기서 볼 수 있어.

* 함께 고민하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이 링크를 공유해줘.

60초 안에 이번주 마부뉴스에서 다룬 주제와 관련한 쓸모있는 정보 7개를 골라서 요약해드립니다. 매주 7/60만 꼼꼼히 살피면 상식왕은 시간문제!😉 제목을 누르면 기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랄프를 구해줘 / 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

동물 실험실에서 일하는 토끼 '랄프'의 삶을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야. 이미 실험으로 한쪽 눈과 청각을 잃은 랄프는 실험동물의 삶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결국 양쪽 눈을 다 잃게 돼. 화장품 동물실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상이니 다들 꼭 시청해봐!

적극추천⭐⭐⭐

식품, 그리고 탄소에 관한 모든 것 / CarbonBrief

이번 마부뉴스에서는 주로 육식과 채식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지? 이 페이지에서는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군의 탄소발자국에 대해 보여주고 있어. 그리고 인류세 식단과 전 세계의 식단을 비교한 인터랙티브 페이지도 있으니 이번 레터를 다시 복습하고 싶다면 이 페이지를 꼭 들러봐!

지구와 인류 살리는 '인류세 식단'

인류와 자연의 탈동조화로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붙여진 '인류세'를 위한 식단이 제시됨
이 식단에 맞추려면 전 세계적으로 붉은 고기와 설탕은 절반 줄이고 견과류나 과일, 채소 소비량은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밝힘
북미 사람들의 경우엔 붉은 고기를 84%, 유럽인들은 77% 적게 먹어야 함
반면 남아시아 사람들의 붉은 고기 섭취량은 인류세 식단의 절반에 불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들은 감자나 카사바 같은 녹말 채소를 기준치량의 7.5배를 섭취
지구 건강식단의 목적은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와 함께 생물종의 멸종과 농지 확장을 막고 수자원을 보호하는 것

채식이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런버거는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과도한 지구 종말론이 오히려 인류에게 해악을 끼친다고 주장
환경과 에너지, 경제의 발전이 함께 이뤄지는 환경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함
특히 채식에 대해선 모든 인간이 채식주의자가 되더라도 탄소 배출량은 고작 전체의 4%가 줄어들 뿐이라고 주장
소비자들이 채식으로 아낀 돈을 다른 소비재를 구입하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함
하지만 그의 채식주의 담론이 인간 중심적이라는 것과 체리 피킹(원하는 내용만 골라 인용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음

닭들이 모인 지옥… 공장식 축산의 모습은

공장식 축산 방식 아래 닭은 A4 용지 한 장 정도 크기의 배터리 케이지에서 햇빛 한번 보지 못하고 평생을 지냄
닭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알을 낳도록 하는 ‘강제 환우’와 스트레스로 인해 다른 닭들을 쪼지 못하도록 ‘부리 다듬기’를 시행함
케이지 안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계란과 닭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됨
좁고 더러운 환경에서 닭이 병에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항생제를 다량으로 투여하는 경우 많음
국내 동물복지 인증 제도는 2012년에 시작됐으며,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과 동물복지 계란의 수요 모두 매년 증가 추세임

세포증식으로 만드는 고기 배양육의 원리

배양육의 토대인 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근육위성세포로 나뉨
근육위성세포가 근육조직으로만 발달해 배양 과정에서 따로 화학물질을 주입할 필요가 없어 배양육 제조에 선호되는 추세
채취한 세포를 소의 태아에서 추출하는 혈청 등의 배양약에 담가 소비자가 먹을만한 부피와 무게로 키움
소태아혈청에는 세포가 자라는데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하고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주로 쓰임
다만 소태아혈청의 생산량이 적은 편이라 글로벌벤처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체 배양액을 개발 중

세계가 내놓은 저탄소 축산업 정책

세계식량농업기구(FAO) : 사료 생산 및 가공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의 개선을 통한 가축 사육 시스템 개선
한국 : 저메탄·저단백 사료 품질 개선으로 분뇨에서 발생하는 질소량 줄이고, 가축 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 방안 제시
독일 : 기존 낮은 세율이 적용됐던 육류 제품에 대한 과세(육류세) 법안 발의
영국 : 육류·유제품 소비를 2030년까지 평균 20%, 2050년까지 평균 35% 감축 권고

독자들 안녕!😃 11월 셋째주 마부뉴스가 돌아왔어~ 발행일 기준 오늘은 2022학년도 수능 시험일! 수험생 독자분들 모두모두 파이팅이야!:) 이번주는 채식과 육식에 관한 이야기를 가져왔어. 채식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이 궁금해! 혹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피드백 링크를 통해 알려줘. 그리고 스티비에서 마부뉴스를 인터뷰한 글이 나왔다는 소식!😮 레터가 어떻게 제작되고, 제작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면 이 링크를 통해 살펴보는거 잊지 말기! 그러면 다음주에 만나~ 안녕!

(p.s. 마부뉴스 제작진들은 지난주부터 시작된 ‘마부 라디오’에 관한 독자들의 의견을 상시 대기중🤣)

이번 주 마부뉴스는 어땠나요?

좋았어요!😍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