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부 작 침 탐 정 사 무 소 STEP 1. 지금 타다는 1.1. 타다, 어쩌다 못 타다? 1.2. 타다 못 타니 1.3. 법정은 유턴, 국회는 '빨간불' STEP 2. 어제 타다가 2.1. 택시 대 타다 2.2. 데이터 살펴봤더니 STEP 3. 내일 타다? 3.1. 전부 중단되나 3.2. 기사들은 어떻게 3.3. 타다는 혁신이었나 이번 의뢰는 이젠 못 타게 될 것 같은 '타다' 사건 "왜 타다가 국회까지 넘어간 건가요?" "법원에서 무죄 나왔는데 타다금지법 통과? 이해하기 어렵네요." ... 뭐가 문제길래 이렇게 시끄러운 건지 추적해 달라는 의뢰인들의 요청! <마부작침 탐정사무소>가 추적에 나섰다. 우리 탐정사무소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 STEP 1. 지금 타다는 1.1. 타다, 어쩌다 못 타다? 타다, 어쩌다 못 타다가 된 거지? 탐정들이 훑어보니 모든 사태의 시작은 이 질문에서부터였더라고. "타다는 택시인가, 아닌가?" 우리도 그게 궁금했어. 타다는 2018년 10월에 처음 나왔지. 기억 나니? 타다 앱 깔고 호출하면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 물론 요금 내야 하고. 이용자 입장에선 카카오택시 같은 콜택시랑 다를 게 없어 보였는데 타다는 승차 공유이자 초단기 렌터카 서비스라고 주장했어. 시간이 흘러 흘러 2020년 3월 6일, 겨우 2주 전이네. '타다 금지법'이라고도 불렸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 회의를 통과했어. 찬성 168명, 반대 8명, 기권 9명,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네. 다음날, 타다를 운영하던 쏘카 이재웅 대표는 "이제 타다의 혁신을 멈추겠다"라고 울분을 터뜨렸지. 이재웅 전 쏘카 대표 페이스북 캡처 저 법이 뭐길래 이렇게 격하게 반응했던 걸까. 타다도 택시처럼 보였어. 차가 좀 더 크고(최소 11인승 승합차), 앱으로만 이용할 수 있고(길에서 손 들어도 안 섬), 승차 거부 없음/클래식 음악/불필요한 말 안 거는 기사 등 상대적으로 쾌적한 서비스... 그런데 타다는 '초단기 렌터카'라고 주장했어. 왜냐면 그래야 합법이거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를 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은 임대 차량에 대해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라고 돼 있는데 타다는 이 한 줄에 근거한 서비스였으니까. 우리나라에선 운수 사업자는 무조건 '면허'가 있어야 해. 택시회사나 개인택시 기사들은 목돈 들여 면허를 사야 하지. 그런데 타다는 저 시행령 한 줄 덕분에 면허 없이도 운수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거야. 이번 개정안은 이걸 바꿔 버린 거지.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 반납하는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일 때만' 운전자 알선이 가능해졌어. 6시간 미만이면 초단기 렌터카라도 못 한다는 거지. 원래 관광 활성화를 위한 조항인 만큼 그 취지대로 개정한다는 설명이지만, 정확히 타다를 겨냥한 법 개정. 타다는 이제 콜택시랑 비슷한 서비스를 못 하게 된 거야. 1.2. 타다, 못 타니 이재웅 대표를 비롯해 타다 측이 가장 거세게 반발했어, 당연히. 하지만 그동안 타다를 잘 썼던 이들도 있을 거 아냐. 이용자들도 뿔 났지. 타다 앱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주된 이용자는 남성인데(활성사용자 남성 91.6%) 남성은 30대와 50대가 주로 이용했대. 그런데 여성 사용자는 90%가 20대였어. 왜 그랬을까? 이상한 택시 기사한테 성희롱에, 꼰대질 당해서 불쾌했다는 얘기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거야. 일부 택시의 문제가 부풀려지기도 했겠지만 젊은 여성들이 타다를 많이 이용했던 이유, 짐작할 만도 하지?(타다도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긴 하지;;;) 아무튼 잘 쓰고 있는 이들 입장에선 화가 많이 났을 거야. 소비자 단체가 성명을 냈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국회가 소비자 편익을 외면한 채 '타다 금지법'을 처리했다고 규탄했지. 1심 법원이 타다의 손을 들어준 마당에 총선 이후 논의해도 될 사안인데 서둘러 무리하게 통과시켰다는 지적을 했어. 타다에 의해 알선된 기사들, 즉 타다 드라이버도 걱정이 많다고 해. 하필 코로나 시국에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울 텐 데 지금 일자리가 없어지게 된 거잖아. 전업이든 '투잡' 드라이버든 한숨이 늘었지. 이 싸움은 사실 법정에서 먼저 결과가 나왔어. 그때는 타다의 한판승이었지. 서울개인택시조합이 2019년 2월 이재웅 대표 등을 법에 명시된 면허 없이 운수 사업을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거든.(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고발 이후에도 타다 퇴출을 요구하며 택시기사들이 분신하는 등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꼭 1년 뒤 2020년 2월 19일에 1심 법원은 타다의 무죄를 선언했지. 심지어 "무허가 여객 운송 행위"가 아니라 "모바일 앱 기반 렌터카 서비스"라고 판결문에 적시까지 했다고. 서울 중앙지법의 '타다' 사건 1심 판결문 캡처 1심이었으니까 2심, 3심까지 보면 될 것 같았는데... 국회가 나섰네! 답은 정해져 있던 걸까. '타다 금지법'은 2019년 10월에 발의됐는데 12월에 소관 상임위까지 통과했지. 하지만 그러고도 갈 길이 멀거든. 2월에 1심 판결이 나왔을 때만 해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 회의가 남아 있는 상황인데 이러고 더 진행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20대 국회도 얼마 안 남아서 그냥 그렇게 끝나나 예상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어. 그런데 국회가 이 법을 우선 처리해버렸어. 뭐가 그렇게 급했던 걸까. 4.15 총선 앞두고 택시업계 눈치를 봤다는 분석이 우세해. 1심 판결에 검찰이 항소했지만 2심 결과는 볼 필요도 없게 됐네. STEP 2. 어제 타다가 2.1. 택시 대 타다 합법이냐 불법이냐, '타다 금지법' 논란도 벌어졌지만 본질은 그게 아닌 것 같아. 결국은 밥그릇 싸움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많더라고. 택시업계는 앞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대해(결국 중단), 그리고 타다 같은 서비스가 택시 승객을 뺏어간다고 반발했어.(결국 중단) 2019년 5월 서울광장에서 분신한 기사의 택시 내에도 '타다 OUT'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고. 쏘카 이재웅 대표는 2019년 5월 9일 페이스북에 "타다가 택시 고객을 다 빼앗는다고 가정해도 서울시 택시 매출의 2%가 안 된다"면서 "하루 평균 20만 원 수입 가운데 4천 원이 감소할 뿐이고 서울시가 주는 유가보조금도 1만 원가량 된다"라고 반박했어. 설사 택시 수입이 줄어든다 해도 타다의 영향은 미미하다는 주장인 거지. 2.2. 데이터 살펴봤더니 그래서 우리 사무소에서 서울시 택시 데이터를 살펴봤어. 2015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영업 수입, 운행 건수, 면허 가격이 주요 내용이야. 서울시 택시 영업수익 추이 ⓒ 마부작침 탐정사무소 2017년 이후 영업 수입. 법인, 개인택시 전반적으로 약간 증가세였어. 법인택시는 타다가 출범한 뒤 일시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갔고 개인택시는 법인보다도 조금 상승세가 컸네. 영업 건수는 어떨까. 법인과 개인 모두 감소세... 수입은 늘었지만 승객 수 자체는 줄었다는 거야. 영업 수입과 건수를 종합해 보면 승객은 감소했지만 승객 1명당 수입, 객단가는 오른 것으로 보여. 2019년 2월에 서울 택시요금이 6년 만에 인상된 것까지 감안하면 그것 때문 같기도 하고 타다로 인한 영향은 얼마나 됐는지 확인하긴 어려워. 어쨌거나 출범 전후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 서울시 택시면허가격 추이 ⓒ 마부작침 탐정사무소 택시 면허 가격도 '뜨거운 감자'였더라고. 택시업계는 타다로 인해 면허 가격이 폭락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래프를 보면 실제로 그런 거 같긴 해. 2018년 10월부터 면허 가격이 크게 떨어지거든. 하지만 일각에서는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타다가 영향을 줬다기보다는 카풀과 택시 영업 규제가 원인이라고 말하기도 했어. 면허 가격이 점차 내려가는 건 2017년부터라서 이걸 타다 때문이라 보기는 좀 어렵고. 면허 가격에 큰 변화가 있던 게 2016년인데 그때 서울시가 택시 자율 감차를 추진하면서 9월부터 12월까지 면허 양도 양수를 금지했거든. 거래가 안 되니까 면허 가격이 올랐다가 다시 내려갔는데 타다 출범 이후 뚝 떨어졌지. 근데 다시 2019년 6월부터 회복을 시작해서 2020년 1월에는 7,910만 원까지 올랐어.
타다 때문에 감소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으나 면허 가격은 회복 중이라... 글쎄, 판단하기가 쉽지 않네. STEP 3. 내일 타다? 3.1. 전부 중단되나 타다에서 내놨던 서비스는 크게 다섯 가지야. 타다 베이직, 프리미엄, 어시스트, 에어, 프라이빗. (법인 전용인 비즈니스도 있고) 베이직은 7명까지 동시에 탈 수 있는 기본 서비스, 프리미엄은 고급형 택시, 어시스트는 노인과 장애인 전용 서비스, 에어는 공항 이동 전문 서비스, 프라이빗은 내 일정 맞춰서 원하는 시간 이용하는 기사가 포함된 렌터카 서비스야. '타다 금지법' 통과 다다음날인 2020년 3월 8일부터 타다 어시스트가 먼저 서비스를 종료했어. 전체 1500대 중에 80대 정도 됐다고 하더라고. 기본 서비스인 베이직은 4월 10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어. 시행까지 1년 6개월 유예 기간이 있는데 이재웅 대표는 '희망 고문은 못 견디겠다'라며 중단 선언을 했어. 내년 여름까지 지금처럼 하는 게 가능했지만 미리 중단해 버린 거야.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너무 빠른 것 같기도 해. 앱 이용자 대다수가 베이직을 이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예전과 같은 타다는 이제 4월 11일부터는 없어지는 셈이지. 이용자들은 뭐 다른 거 타도 되겠지. 아쉽지만 대체재가 적지 않으니까. 그런데 기사들은 어떻게 될까. 타다 측은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 드라이버 1만 2천 명의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밝혀왔어. 일자리의 질을 별도로 하더라도 전업, 파트타임 합쳐서 그런 건데 드라이버 거의 전부가 타다 베이직에 투입되고 있었으니까 다른 서비스(프리미엄, 에어, 프라이빗 등)를 유지한다 해도 1백 명 안팎만 남는 거래. 타다 등에 속한 프리랜서 기사들이 결성한 프리랜서드라이버협동조합은 타다 사측을 비판하고 있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는데도 기사들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주요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무책임한 자세를 보였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야.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배달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라고 있거든. 성명을 내고 타다 측과 이재웅 대표가 드라이버들을 일회용품처럼 버리려 한다고 비판했어. 라이더유니온은 타다 드라이버들이 결성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지원하겠다고 해. 타다 비대위는 타다가 바로 서비스를 종료할 게 아니라 베이직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국토교통부가 마련할 시행령 협상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타다는 서비스 중단 선언과 함께 협력업체에 베이직 20% 운행 감축을 이미 공지했고 신입사원 입사 취소, 파견직원 30%에 권고사직 요구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상황이 어떻게 바뀔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래. 우리 처음에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했지? "타다는 택시인가, 아닌가?" 또 다른 질문들이 있어. "타다는 승차 공유 서비스인가?" "타다는 혁신인가?" 이 모두가 예, 아니오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야. 다만 승차 공유라고 타다는 주장하는데 회사가 소유한 차량을, 회사가 알선한 기사와 함께 빌려 쓴다는 점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라고 하면 될 것 같아. 그것도 이제는 못 한다는 거지. 지금 타다의 사업 중단을 혁신의 좌초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아. 상징적인 의미도 있고 조금 다른 시각도 있어. 2014년에는 서울시가 우버 코리아 대표를 고발하면서 우버 X 서비스가 도입되지 못했어. 풀러스나 카카오가 추진하던 카풀 서비스는 택시업계의 반발과 법 개정으로 운행시간이 하루 4시간으로 제한되면서 대부분 업체가 사업을 접었지. 그리고는 타다야. 물론 타다가 면허가 필요한 운수사업에 법의 허점을 이용해 뛰어들었고 일부 택시에 비해 조금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 것 외에는 새로운 혁신은 없지 않느냐는 비판도 받았지. 하지만 타다의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반박도 있고. 어쨌거나 타다가 상징하던 하나의 실험이, 혁신이든 아니든 중단된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지. 드라이버들의 일자리 문제와 함께 가장 아쉬운 지점이야. ![]() 북끄가 콕 집어주는 한 줄 요약
A D V E R T I S E M E N T A D V E R T I S E M E N T 보조 탐정 꾸미는 쌓여있던 의뢰인 편지를 읽었어요! "심리테스트'라는 최근 20대 관심사를 발빠르게 가져다가, 이른바 '포털 실검'의 현황을 날카롭게 파헤친 흐름이 멋졌습니다. 오늘 콘텐츠 진짜 재밌었어요." "실시간 검색어 관련 내용이 잘 정리돼 좋았습니다. " 등등. 이번 주 편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마부작침 탐정사무소>는 다음 주 사건 후보를 논의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두 번이나 연기된 개학, 그리고 온라인 개강 상황, 역시 연기 가능성이 높아진 도쿄 올림픽, 다음 주면 대진표가 확정될 4·15 총선 중에서 선택해주세요! 다른 사건은 카카오톡 채널이나 아래 의뢰하기 버튼으로 의뢰해 주세요! ** 관심있는 주제가 있다면 아래 사진을 클릭해주세요 ** 마 부 작 침 탐 정 사 무 소 📨 아직 구독하지 않으셨나요? 여기서 구독해주세요! 📤 친구들에게 마부뉴스를 소개해주세요. 👉 http://bit.ly/mabuletter 📪 수신거부를 원하신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마부작침 탐정사무소 sbsdjmb@gmail.com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서로 161 SBS 방송센터 Copyright © 2020 SBS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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