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마부뉴스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산업으로 분류한 EU의 결정에 얽힌 이야기를 데이터로 살펴봤었어. 마부뉴스가 던졌던 원전에 대한 질문에 대한 독자들의 대답은 "더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53.8%로 더 많았어.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23.1%,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23.1%로 집계됐어.

원전을 줄여야 한다고 의견을 보내준 독자들은 "내재된 위험이 너무 크고 원전 사고가 한 번 발생했을 때의 피해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현재보다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라고 이야기했어. 또 원전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었지.

반면 원전이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이유로 선택한 독자들도 있었어. 한 독자는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후, 소규모 원전을 짓는다면 친환경 발전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답변을 주기도 했어.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준 독자들은 "친환경 자원이 부족한 나라이니까, 적어도 현 수준의 원전은 유지하되 폐기물 및 노후화된 원전에 대한 후속조치가 어떻게 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보내줬어. 많은 의견 보내준 독자 여러분 모두 모두 고마워😁

5년 전, 시각장애인 963분이 대형 유통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일이 있어. 온라인 쇼핑몰에 음성 안내 서비스가 없는 탓에 차별을 받고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한 거야. 음성 안내 서비스를 사용하면 웹 페이지에 있는 글자들을 소리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각장애인 입장에선 필수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어. 하지만 쇼핑몰에 올라온 상품 정보들이 이미지에 담겨 있는 탓에 시각장애인들은 상품의 상세 설명과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도가 없었어.

2021년 2월, 긴 소송 끝에 법원은 "대체 텍스트를 갖추지 않은 건 장애인 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이라고 인정했어. 그리곤 원고 1명 당 10만 원씩 지급하고 온라인 상품정보에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고 판결했지. 2008년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시행된 후 온라인 쇼핑몰을 상대로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 차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은 첫 사례야. 물론 유통업체들은 모두 항소했어.

웹 접근성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말해. 장애의 구분 없이 모든 사용자들이 웹에 올라와 있는 정보와 기능을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거지. 우리나라는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1>을 두고 있는데, 이 지침에는 눈으로 화면을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대체 텍스트로 입력하도록 되어 있어.

위에 그려져 있는 홈페이지에 들어간다고 한 번 생각해볼게. 왼쪽엔 꼭꼬 이미지, 오른쪽엔 게시글이 적혀있어. 이 홈페이지에서 음성 안내 서비스를 켜고 이미지 영역을 선택한다면 alt 속성에 들어있는 "꼭꼬가 브이를 하고 있다"라는 글자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거야. 비장애인이 이미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동등하게 제공하는 거지. HTML <img> 태그의 alt 속성은 대체 텍스트가 들어가는 영역인데, alt는 alternative text의 앞 3글자에서 따온 거야. 하지만 페이지를 제작할 때 추가로 입력해야 하는 탓에 많은 홈페이지에서 대체 텍스트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어.

• 2020년 기준 디지털 정부 평가 OECD 국가 중 1위
• 2019년 기준 디지털 경제 규모 전 세계 4위

우리나라의 디지털화 수준은 남 부럽지 않은 위치에 있어.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짙은 만큼, 디지털화가 많이 진행된 우리나라에서 웹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면 그 차이는 더 큰 정보 격차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도 하지. 모든 걸 디지털로 얻을 수 있는 시대에서 디지털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구조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을 테니까.

2020년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보화 지수는 72.7점이야. 일반 국민의 정보화 수준을 100이라고 할 때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정보화 지수가 72.7%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거야.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과거에 비해 그 격차는 줄어들었어. 2014년 취약계층의 정보화 지수는 50.1점이었거든. 장애인도 2014년 60.2점에서 2020년 81.3점으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어. 여전히 격차가 가장 큰 계층은 고령층인데, 2020년 현재 점수는 68.6점이야.

우리나라에선 매년 웹 접근성 실태조사도 이뤄지면서 상황도 파악되고 있지만 개선 속도가 빠르진 않아. <웹 접근성 지침>처럼 가이드라인도 갖춰져 있지만 지침을 준수하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거나 강제하고 있지 않거든. 그 사이 피해를 보고, 차별을 겪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어.

혹시 작년 말에 마부뉴스가 보내줬던 <출근시간 장애인 기습시위, 어떻게 생각해?> 레터 기억나? 장애인 이동권을 다뤘던 레터에서도 한 번 이야기했었지만 대부분의 장애는 후천적 장애가 훨씬 많아. 그렇게 생각한다면 웹 접근성 정책은 시각 장애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모두를 위한 정책일 수 있을 거야.

오늘 마부뉴스가 준비한 레터는 여기까지야. 오늘은 웹 접근성과 정보 격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독자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해! 언젠가 모든 웹사이트에 대체 텍스트가 다 들어가서 장애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오늘 투표는 따로 없어. 대신 아래 링크에 있는 <웹 접근성 체험>을 해보고 소감을 들려주면 좋겠어! 해보면 오늘 레터 이야기가 더 와닿을지 몰라 :)

* 레터에 활용한 데이터와 기사들의 목록은 여기서 볼 수 있어.

60초 안에 이번주 마부뉴스에서 다룬 주제와 관련한 쓸모있는 정보 7개를 골라서 요약해드립니다. 매주 7/60만 꼼꼼히 살피면 상식왕은 시간문제!😉 제목을 누르면 기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무인카페부터 옷 수선까지 … 하루 동안 모든 일처리를 비대면으로 진행
• 시간 절약이 장점이지만 일부 서비스는 이용에 혼란을 느끼끼도
•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스템에 ‘능숙한 사람’과 ‘헤매는 사람’의 격차 심화될 것

• 마스크로 입 모양을 볼 수 없어 청각장애인이 의사소통의 문제를 겪음
• 입 모양과 얼굴 표정은 수어에서 중요한 요소며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사용해 구어로 소통할 경우에도 입 모양을 확인해야 매끄러운 소통이 가능
• 마스크와 함께한 코로나 2년 차, 청각장애인들이 겪은 변화와 어려움을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의 김철환 활동가와의 인터뷰로 담아냄

• OTT 플랫폼의 대표적인 베리어프리 서비스는 ‘폐쇄형 자막’으로 말소리만 옮기는 일반적 자막과 달리 영상의 모든 소리를 담음
• 영국과 미국의 경우 영상 콘텐츠에 배리어 프리 서비스를 마련할 것을 법제화
• 하지만 국내의 경우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인 상황
• 국내 OTT 업계에서도 그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비용 및 저작권 문제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는 입장

• 코로나19는 디지털 디바이드를 심화시켰으며 고령층이 겪는 어려움이 큼
• ‘방역 패스’가 확대된 가운데 카페, 식당 등에 입장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
• 은행들도 지점을 줄여나가는 가운데 인터넷 뱅킹에 서툰 고령층은 ‘금융소외’를 겪기도
• 실제 지난달 16일 신한은행 월계동 지점 폐쇄가 결정되자 이를 규탄하는 주민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함

시각장애인도 볼 수 있는 디자인...“IT 기술이 해결사죠”

독자들 안녕!😃 1월 둘째 주 마부뉴스는 웹 접근성에 대해 다뤄봤어. 이번 마부뉴스에서는 시각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췄지만, 사실 웹 접근성은 장애를 가진 사용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지침이기도 해 :) 이번 레터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피드백을 통해서 알려줘. 마부뉴스는 다음 주에도 새로운 주제와 알찬 데이터로 돌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