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가 떠올리는 가족의 모습은 어때? 아마도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사는 모습, 인원은 3명 혹은 4명 정도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4인 가족이 더 이상 보편적인 가구가 아니라는 이야기 들어봤을 거야. 2021년 9월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를 살펴보면 1인 가구가 역대 처음으로 40% 이상을 기록했거든. 우리나라의 가장 보편적인 가구가 1인 가구인 거지. 가장 최근 자료인 12월 통계에서도 1인 가구의 비율은 40.3%를 기록하고 있어.

가족을 이루는 데 결혼이 필수라는 인식도 변하고 있어.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동거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거든. 통계청에서 2년마다 진행하는 사회조사에선 국민들에게 "결혼을 해야 한다" vs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지고 있어. 결혼이 필수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08년 이후 감소하고 있어. 2018년 조사 땐 5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 반면 결혼하지 않더라도 동거를 할 수 있다는 응답은 2010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야. 2020년엔 응답자의 59.7%가 동거를 선택할 정도야. 과거 우리가 생각했던 전형적인 가족의 모습은 해체되고 있어.

결혼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데이터로 바로 확인이 가능해. 혼인 건수를 보면 2011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어. 2011년 33만 건 가까이 되었던 혼인이 2020년엔 21만 3,502건으로 감소했지. 조혼인율도 마찬가지야. 1980년의 조혼인율은 10‰를 넘었는데, 점차 감소해서 2020년엔 4.2‰를 기록했어. 참고로 %와 비슷하게 생긴 ‰은 퍼밀이라는 기호인데, 1,000분의 1을 뜻하는 용어로 천분율을 의미해.

비혼 동거는 얼마나 늘었을까? 동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적확한 데이터는 없어. 그래서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이 어렵지. 다만 통계청에서 인구총조사를 할 때 세대구성별 가구조사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조사하는 비친족가구로 간접적으로 파악할 순 있어. 2015년엔 21만 4,421가구였던 비친족가구가 2020년에는 42만 3,459가구로 거의 2배 증가했어. 하지만 이 분류도 정확하게 동거 가구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혼인율이면 혼인율이지, 왜 앞에 '조'가 붙은 걸까? 조혼인율에 붙어있는 조는 거칠 조(粗)인데 "혼인율을 거칠게 본다, 러프하게 계산했다"라고 이해하면 될 거야. 조혼인율은 1년간 신고한 총 혼인건수를 당해 연도의 연앙 인구로 나눈 수치를 1,000으로 나타낸 수치를 의미해. 엄밀히 따지면 혼인이 가능한 인구로 나눠줘야 하는 건데 전체 인구로 나누었으니 대략적으로 파악한다는 의미로 '조'가 붙은 거지. 일반 혼인율은 15세 이상의 남성(혹은 여성) 연앙 인구로 나눠서 계산하거든. 조출생률, 조사망률 등 이렇게 '조'가 붙은 통계치들은 전체 인구로 나눠주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참고로 연앙 인구는 연도의 중앙 인구를 뜻하는데, 한 해의 중간인 7월 1일 기준으로 산출한 인구를 뜻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가족'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라고 나와. 법적인 기준도 비슷해. 보편적인 가족 정책을 추진하는데 기반이 되는 건강가정기본법에서 가족은 '혼인, 혈연, 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단위'라고 되어있거든. 가족을 규정하는 문장에 혼인이 들어있다 보니 혼인을 하지 않는, 혹은 혼인을 할 수 없는 가족은 법적 제도권 밖에 있어. 비혼 동거 가족이나 동성 가족이 그렇겠지.

2020년, 여성가족부에서 동거하고 있거나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혼 동거 실태조사를 진행했어. 응답자의 60.4%는 통신사나 보험회사에서 제공하는 가족 혜택을 사용하지 못했고, 60.6%는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어. 비혼 동거 가족은 서로가 실질적인 보호자인데도 불구하고 법적 혼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해. 그뿐만 아니라 주택청약,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제도를 이용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어.

PACS 법안은 성인 두 사람이 결혼하지 않고도 결합할 수 있고, 동성 사이도 법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야. 결혼하지 않은 비혼 동거 커플, 결혼할 수 없는 동성 커플에게 법적인 관계를 부여한 거지. 1999년부터 2020년까지 PACS 결합 건수와 결혼 건수를 비교해보면 PACS 건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걸 볼 수 있어. 2010년까지 12년 연속 증가했고, 2010년엔 20만 건을 넘어서기도 했지. 결혼은 2000년 30만 5,234건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2020년엔 처음으로 결혼 건수보다 PACS가 더 많아졌지. 게다가 2013년엔 동성 결혼 법안까지 통과되면서 이성 간의 결혼과 완전 동일한 권한이 동성 간의 결혼에도 부여됐어.

물론 당시에 PACS가 원활하게 통과된 건 아니야. 반대하는 시민들과 보수 단체들의 시위도 이어졌고, PACS 법안 표결에 참여한 국회의원은 성경을 들고 동성애 혐오발언이 담긴 반대 연설을 하기도 했거든. 동성 결혼 법안 때는 위헌 소송을 내기도 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동성혼을 반대하기도 했지.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유럽의 국가들은 비혼 동거 커플과 동성 커플의 권리를 부여하기 위해 동반자법을 도입했어. 일본은 중앙 정부 차원이 아닌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제도를 마련했지. 우리나라도 여성가족부에서 대책을 준비 중이야. 정부에선 5년마다 건강가정기본계획이라는 걸 수립하고 있어. 21년부터 25년까지가 4차 계획에 해당하는데, 이 계획에는 가족 다양성을 포용하는 정책들이 담겨있어.

우선 가족을 '혼인, 혈연, 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단위'로 규정한 건강가정기본법의 조항을 삭제할 예정이야. 사실 이 조항은 건강가정기본법 시행 직후부터 삭제 이야기가 있었어. 2005년에 법이 만들어졌을 때, 인권위는 "혼인, 혈연, 입양 관계가 없는 다양한 가족이 실재하고 증가하고 있는데 법에서 가족을 정의해두면 차별의식이나 차별행위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개정을 권고했거든.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에 더해서 국회에선 생활동반자법의 입법도 논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여.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에서는 동성혼을 허용하는 법이라며 반대의 목소리가 높거든. 2014년에 당시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했지만 기독교계 등의 반발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기도 했어. 이번 대선 주요 후보 중에서도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정도만 생활동반자법을 공약했지.

오늘 마부뉴스가 준비한 레터는 여기까지야. 오늘 레터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 특히 비혼 동거 가족과  동성 가족에 대한 상황을 데이터로 살펴봤어. 대안 중 하나인 생활동반자법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이 궁금해.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늘어나는 만큼 그들을 보장해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 걸까? 아니면 동거와 동성혼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아직 법안은 이른 걸까? 여러분들의 생각을 아래 투표로 알려줘!

* 레터에 활용한 데이터와 기사들의 목록은 여기서 볼 수 있어.

마부뉴스의 다사다난한 이야기를 전해주러 왔어!  지난주 🎩통가 화산 폭발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레터가 해외 <Datawrapper>에 소개됐다는 소식이야 :) <Datawrapper>는 독일에 있는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인데 매주 데이터 저널리즘과 시각화 사례들을 Data Vis Dispatch라는 이름으로 소개해주고 있어. 여기에 마부뉴스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 이 링크에 들어가면 소개된 마부뉴스 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의 시각화 그래프도 볼 수 있어. 앞으로도 같이 공유하면 좋은 소식 있으면 종종 찾아올게

60초 안에 이번주 마부뉴스에서 다룬 주제와 관련한 쓸모있는 정보 7개를 골라서 요약해드립니다. 매주 7/60만 꼼꼼히 살피면 상식왕은 시간문제!😉 제목을 누르면 기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어쩌면 가장 보통의 이야기/ 경향신문

레터에서 동성 커플이 법적으로 사실혼 관계 인정받지 못한 사건을 소개했어. 성소수자에 대한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인식은 어디까지 왔을까? 다양한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보고 생각해보면 좋겠어.

법과 제도 너머, 세상에는 이런 가족도 있습니다

60대 여성 A 씨가 비혼 동거족으로 사는 이유

•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비혼 동거를 하는 60~70대 여성의 모습을 담아낸 이슈페이퍼를 발간
• 이들은 모두 파트너와의 동거에 만족감을 표했으며 혼인신고의 의사는 없다고 밝힘 일부는 경제적 불안정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 혼인신고를 꺼리는 이유는 ‘결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싶어서’가 압도적
• 이슈페이퍼는 고령층의 비혼 동거가 정책,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함

• 지난해 9월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30번째서유럽 국가들 중에선 사실상 마지막으로 동성 결혼이 합법화.
• 스위스는 동성 커플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시민 결합’제도가 존재하지만 여러 차별적 요소가 있었음
• 대표적으로 기존에 동성 커플은 입양, 정자 기증을 통해 임신, 대리모 등으로 아이를 갖는 것이 불법이었음
• 스위스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동성 커플을 대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돌아볼 수 있음

• 20년 전에도 1인 가구가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었음
• 현재 1인 가구는 20년 전으로부터 3배 가량 증가했고, 1인 가구의 주거 환경에서도 이전과 차이가 드러남
• 20년 전에는 소형 주택의 거주 비율이 높았지만, 현재는 4개 이상의 방이 있는 주거 공간에 거주
• 1인 가구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는 점, 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예상

미혼모, 돌봄의 결핍은 대물림되나

•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미혼모자 가족 35세대를 대상으로 입소자들의 상황, 시설 생활에 대해 조사
• 입소 당시 미혼모들이 나이는 평균 스물넷이고 원치 않은 출산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63%에 달하며 응답자의 31%는 출산과 양육에 대해 아무와도 의논을 안 했다고 답변
• 시설을 운영하는 이 원장은 돌봄의 결핍이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경제적 역량 강화보다 심리적, 사회적 자립을 돕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