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9일에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없다면?>을 보냈었지. 의사 부족 사태로 인한 의료 공백 이야기를 다뤘는데 현재도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심각한 상황이야. 당시 구독자에게 의료공백을 메울 방법으로 논의되는 원격의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구독자들의 입장이 상당히 팽팽했어. 한 번 데이터로 원격의료를 살펴볼게.

우선 비대면진료 현황은 어떨까? 보건복지부는 2023년 6월 1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이후 12월 15일부터는 의료접근성 제고와 안전성 강화를 위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시행했어. 기존에는 동일 질환에 한해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 그 외 질환자는 30일 이내에만 가능했는데, 이제는 6개월 이내 질환에 관계없이 동일 의료기관에서 의사 판단 하에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거지. 또 일부 섬, 벽지 지역에서만 진료 이력 없이 비대면진료가 가능했는데, 응급의료 취약지에 98개 시군구를 추가했고, 휴일 야간에도 진료 이력 없이 비대면진료가 가능하게 바뀌었어.

그래프를 보면 비대면진료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진행된 기간에 비대면진료는 일평균 3,573건 이뤄졌어. 휴일·야간에는 일평균 286건이 이뤄졌고. 보완방안 시행 이후 일평균 비대면진료 건수는 19.3% 오른 4,264건이었어. 휴일과 야간에는 무려 162.6% 오른 751건이 이뤄졌지. 평일 주간에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이용했다는 거야. 

정부는 올해 2월 23일을 기점으로 의사 집단행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모든 의료기관에 대해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했어.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초·재진에 상관없이 모두 비대면진료가 가능해졌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제8차 회의 자료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 이후 2.23~2.29 1주일간 의원급 의료기관은 3만 569건의 비대면 진료비를 청구했고, 병원급 의료기관은 76건을 청구했어. 총 비대면진료 시행 건수는 전 주 대비 약 16%가 증가했다고 해. 의료기관이 진료비를 청구하는데 1개월에서 3개월이 걸리기도 하니까 실제로는 더 많은 국민이 비대면진료를 이용했다고 볼 수 있지.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비대면진료 보완방안 시행 이후인 2023년 12월 15일부터 50일간 비대면진료 플랫폼 이용 현황을 분석했을 때, 플랫폼 4개 사에 접수된 비대면진료 요청 건수는 총 17만 7,713건이었어. 이전과 비교해 7.3배 증가한 수치야. 가장 많이 진료받는 질환은 23.8%에 해당하는 감기·몸살이었고 피부 진료(14.5%), 부인과 여성질환 진료(10.7%)가 뒤를 이었어. 반면 대한약사회의 전화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적처방전달시스템을 통해 전달된 비대면진료 처방전의 약 60%가 탈모, 여드름 의약품 등 비급여 항목으로 나와서 약업계와 비대면진료 플랫폼 간 비대면진료 이용 경향이 다르게 분석되고 있어.

이미 비대면진료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야. 심야ㆍ공휴일에 환자들이 제대로 이용하고 있는지, 의료취약지 환자들의 이용 비중이 어떻게 되는지 등 이용 경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어. 비대면진료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비대면진료에 관한 종합 데이터가 필요한 시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