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013 | 삼성 사과 연대기

2020. 5. 14.

마 부 작 침 탐 정 사 무 소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네. 이번 주부터 시작된 재난지원금 신청부터 주춤하나 싶던 코로나 지역 감염도 조심해야 하고, 개학은 기어이 다시 연기되고 말았어. 이밖에도 각자 사정 따라 이래저래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을 테지.

이런 와중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도 여러 언론에서 주요하게 다룬 뉴스였어. 하지만 이 소식이 피부에 와 닿는 사람이 많진 않았을 거야. 복잡한 경제 뉴스, 나랑 직접 관련 없으면 큰 관심 갖기 힘드니까. 그래서! 우리가 한 번 해보기로 했어. 어쩌면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축일 수 있는, 삼성의 '사과' 연대기를 살펴보기로🍧

고개 숙인 그 남자

5월 6일 오전. 그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연다는 공지가 갑자기 기자들에게 날아왔어! 조만간 한 마디 하지 않을까 하는 '촉'으로 기다리고 있었다지만, 그렇게 급작스럽게 기자회견할 걸 예상한 사람이 많진 않았을 거야.

구름처럼 몰려든 기자들. 그리고 낮 2시, 약속한 시간에 이 부회장이 나타나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그의 입에 쏠렸어.

사과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9분 47초 간의 회견. 요지는 두 가지였어. 이제 본인 자식들에겐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앞으론 법, 특히 노사관계 관련 법령을 어기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도 했어.(전체 영상 보고 싶으면 여기서💬!)

이 사과를 두고 다양한 평가들이 나온 가운데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참여연대 출신 19대 국회의원 a.k.a. 삼성저격수, TMI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보름 만에 사퇴)은 그간 사법 처리를 앞두고 삼성 일가가 3대에 걸쳐 했던 사과 중 가장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혹평했어. '속 빈 강정'이라는 표현도 곁들여서. 자, 그런데 말입니다...

삼성은 대체 무슨 잘못을 한 걸까요

잘못했으니 사과한 거겠지? 그간 무슨 잘못을 해왔길래 김 전 원장 말마따나 "3대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하게 된 걸까? 한국 사회에서 삼성이란 기업이 갖고 있는 '특별함'의 정체를 파악하려면 삼성가의 역대 사과를 돌아보는 게 좋은 실마리가 될 것 같군. 그럼 어떤 사과들이었는지.. 한 번 알아보자구리!

삼성의 사과들

우리가 대략 추려본 삼성가, 그리고 삼성의 공식 사과는 이 정도야. 횟수로만 보면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아버지에서 아들로 내려오며 부쩍 잦아졌지. 모든 사과가 법적 책임과 관련 있다는 게 포인트랄 수 있겠군. 마치 장편 대하드라마의 시놉시스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럼 말 나온 김에 이 드라마, 시즌별로 살펴보자.

시즌 1: 도덕적 해이?

최초의 사과는 대략 60년 전 이른바 '사카린 밀수 사건' 때야. 사카린이라고 들어는 봤나? 설탕처럼 단 맛을 내지만 설탕보다 더 싼 화학 조미료인데, 한때 발암물질 논란이 일면서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거든.(지금은 사용 가능한데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나왔대) 그런데 1966년 9월 당시에도 국내 최대 재벌이던 삼성의 계열사 한국비료공업이 일본에서 사카린 원료를 밀수한 게 폭로된 거야.

불법 밀수를 처벌하라는 여론이 커지자 박정희 대통령이 전면 수사를 지시했고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한국비료공업을 국가에 헌납(..)하기로 하면서 결과적으로 검찰에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 그 대신 차남인 이창희 한국비료 상무가 반년 간 수감 생활을 했다고 한다..

또 비난 여론을 의식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데... 그 다음은? 이병철 회장은 1년여 뒤 복귀했어. 그러면서 이제 '전자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미심장한 선언을 했지.(그렇게 삼성전자 begins...) 후대의 역사가들은 사카린 밀수가 불법이긴 했지만, 당시 정권이 기업 자산을 빼앗으려는 큰 그림이었다고 보기도 해.

시즌 2: 정경 유착

맛보기(?)만 있던 시즌 1을 다 봤으니 시즌 2로 넘어가자. 이번 시즌도 정치와 밀접 접촉돼 있어.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작고한 뒤 그룹을 이어받은 이건희 회장의 '스캔들'엔 주로 따라 붙는 말이 있어. 바로 비.자.금.

뉴스에서 많이 봤겠지만 이것도 그때는 신조어였어. 198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어. 이 시기부터 '뇌물'과 이를 통한 '부패'가 사회 문제로 본격 비화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 비자금은 말 그대로 출처를 알 수 없는 비밀 자금이야.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스캔들은, 노태우 정권 당시 100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1996년 유죄 선고받은 것부터 시작해. 이때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회장은 꼭 10년 뒤에도 불법 대선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돼.

이땐 재산을 갖다 바치는(..) 시즌 1의 사과에서 조금 달라졌는데, 바로 '쇄신안'이 출현한다는 점이야! 삼성은 사주 일가의 재산 8천억 원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고 사회 공헌 활동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어. 또 그간 정경유착 로비의 중심으로 지목돼 온 '구조조정본부(줄여서 구조본)'를 축소하겠다고도 했지.

"죄가 되면 유죄고 죄가 안 되면 무죄 아이겠나"(2008년)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 이따 북끄📚가 또 설명하겠지만, 몇 년 뒤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대대적으로 조명되는 사건이 일어나! 마치 영화처럼 "내가 비자금을 조성했소!"라고 폭로한 내부고발자가 나온 거야. 그것도 아주 핵심 고발자가.

'삼성 비자금 사건'. '삼성 특검'이 꾸려지고 이건희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게 돼. 감옥엔 가지 않았지만 그룹 총수가 또 다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 결국 이건희 회장과 앞에서 말했던 '구조본'의 핵심이었던 이학수 부회장이 퇴진했지.

그러나 불과 2년 뒤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 부흥'의 사명을 부여하며 이건희 회장을 특별 사면했어. 2010년, 이른바 '황제 경영'의 부활, 이건희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하게 되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재방송 아님. 구조본의 후신이랄 수 있는 '미래전략실'이 이때 만들어졌어. 화려한 부활, 블록버스터 미드의 시즌 피날레다운 결말이지?

시즌 3: 승계와 책임

이제 전 시즌 복습은 끝냈고, 드디어 현재 방영하고 있는 시즌으로 진도를 따라 잡았네. 이번 시즌 주인공은 쓰러진 아버지에 이어 권좌에 오른 후계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재드래곤이야. 이번 시즌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섞여 있지만 핵심은 바로 '승계'.

그런데 잠시. 이 부회장의 첫 대국민 사과는 승계하곤 비교적 거리가 먼 2015년 이른바 '메르스 사태' 때야. 요즘엔 코로나 영향으로 그때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도 있는데, 당시만 해도 '국난'이라고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어.

특히 '삼성서울병원'이 방역에 실패하고 메르스 확산의 근거지가 되면서 관리 책임 문제가 불거졌어.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나중에는 소송전까지 이어지게 돼.

그러자 이재용 부회장이 6월 23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이었어. 음압 병실을 충분히 확보하고 진료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게 요지야. (풀영상을 보고 싶으면 여기서💬 *이 사건은 이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어)

사과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SBS뉴스

메르스를 극복한 대한민국, 1년을 조금 넘겨서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부른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지. 이 부회장의 승.계.를 둘러싼 사과들이 줄잇게 되는 것도 이 시점이야. '삼성 뇌물공여 사건'은 지금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대국민 사과의 형태는 아니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사건과 관련한 국정조사, 공판 최후 진술 등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감을 안겨드려 창피하고 후회된다", "실망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사과의 뜻을 여러 차례 밝혔어. 그러면서 '미래전략실'을 폐지했어.

또 법원 권고대로 삼성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걸 감시할 수 있는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했어. 이 위원회는 삼성의 의결 사항과 경영권 승계, 내부 일감 몰아주기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해 삼성이 불법을 저지르지 않게 관여할 수 있어.

사실 지난 5월 6일의 사과도 이 준법감시위의 권고에 따른 거야. 준법감시위원회가 제시한 시한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어. 그런데 말야. '뇌물 죄'의 양형 감경 사유를 보면 '진지한 반성'이라는 항목이 있거든? 이번 이 부회장의 사과를 두고서도 '진정성' 논란이 나오는 건 단순히 양형을 줄이기 위해 형식적으로 한 사과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야.

이밖에도 2007년부터 시작된 삼성의 '반도체 백혈병' 분쟁과(이것도 북끄가 설명해줄 거야!) 노조 와해 시도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건들에 대한 삼성의 공식 사과도 두어 번 있었어.

📚 [DEEPER] 이재용의 재판들

국정농단 뇌물 공여 사건
: 수십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 복잡한 지분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걸 단순 명료하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로비가 벌어졌다는 게 핵심 의혹이야! 목적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여 그룹 전체를 안전하게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승계' 받으려 했다는 거지.

: 그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당시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에게 각종 명목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게 1심에서 인정됐고. 이재용 부회장은 징역 5년 실형 선고로 창립 80년 만에 처음으로 수감된 삼성의 총수가 됐지 뭐야.

: 항소심에선 집행유예가 나와서 수감 363일 만에 풀려났지만, 대법원에선 이 항소심이 인정되지 않아 이 부회장은 다시 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어. 그러니까 아직 이 사건은 진행 중이라는 거!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비율 조작 의혹
: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지분을 몰아주기 위해 누군가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에서 시작한 사건이야. 금융 당국에서 조사를 해 '고의성'을 인정했고 이윽고 검찰에 넘겼지.

: 2년 전쯤 한창 시끄러웠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폐지 논란, 기억해? 아직 재판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검찰 수사가 막바지라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엔 이 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갈 것으로 보여. 위에서 설명한 뇌물 공여 사건에 이어 이 부회장 승계 문제의 주요 뇌관이 될 걸로 예상돼.

삼성의 미래는

4세 경영 승계는 없을 것이라고 공식 선언한 이재용 부회장. 이번 사과에 유독 콘텐츠가 없다고 비판받는 와중에 가장 '핫이슈'로 부상했어. 이 부회장의 깜짝 선언에 외국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어. 수십 년째 세계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는 삼성의 리더십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거든.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액은 MS, 구글, 페이스북보다도 더 커.

삼성그룹 자산 총액 ⓒ 마부작침 탐정사무소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직접 보유지분은 0.7%뿐이야. 이건희 회장이 4.18%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이 부회장이 상속받는다고 해도 상속법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하니까 절반 이하로 줄어들지! 다만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영혼까지 끌어모으면 이 부회장이 가져갈 수 있는 지분은 20% 남짓.

이렇게 보면 물론 어마어마한 대주주인 건 맞아. 그러나 저 지분을 오롯이 4세로 승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시장의 중론이야. 대주주의 지배력을 대를 넘겨 유지하는 건 현재 한국 상속법 체계 속에서 불가능하다는 거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2019년말 기준 56%에 이르러. 매끈한 승계를 위해선 주주들 동의도 필수잖아. 그래서 어차피 안 되는 걸 포장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어찌됐든 이번 사과로 과연 삼성이 앞으로 어떤 대안적 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냐는 논의가 물꼬를 트게 됐어. 이 부회장이 언급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일단 유력하게 언급되곤 해. 또 이 부회장이 수감돼 있던 1년 남짓한 기간 운영됐던 계열사간 업무 조율 컨트롤타워 방식이 꼽히기도 하고. 물론 이 방식은 결국 예전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의 형태를 띠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어.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과오와 현재 혐의에 대한 해명 없이 불확실한 '미래'만을 담보로 공수표 날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아. 이 부회장의 자녀, 4세들은 이제 20살(아들), 16살(딸)이거든. 세월이 흘러 시즌 4가 나올지, 누가 알겠냔 말이지.

대하 드라마 '삼성 사과 연대기'는 아직 세 번째 시즌이 절찬리 방영 중이야. 합병 비율 회계 조작 수사가 마무리되고 있어서 이 부회장은 조만간 검찰에 출석하게 될 거고. 이것과 함께 고법에서 곧 열릴 재판이 하나 더 있지. '승계'는 마무리되지 않았어. 어쩌면 이번 사과는 남은 두 재판에서 추가될 에피소드의 '예고편'이었는지도 모르지! 🍧

📚 [DEEPER] 북끄와 함께 삼성 생각

'떡값 검사' 실명 공개로 의원직을 잃었던

고 노회찬 의원 ⓒ오마이뉴스

난데없이 북끄다📚! 부끄럽지만 어쩌겠어, 수석탐정 지시인데... 옛날 얘기 해줄게.

삼성 X파일

: X-파일(미해결 사건)은 20년 전 인기였던 TV드라마 시리즈 이름이기도 해. 여기에 삼성과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현 국가정보원의 전신)가 붙어서 2005년 이후까지 정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의 대명사가 됐지. '삼성 X파일' 혹은 '안기부 X파일' 사건.

핵심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과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이 대선 후보에게 불법자금을 제공하고, 검사들에게 뇌물 줬다는 걸 실명과 액수까지 언급했던 대화 내용이야. 삼성-정치권-검찰의 검은 커넥션이 드러난 건데 이걸 불법도청한 건 당시 안기부 미림팀이었어.

97년 정권 교체 즈음에 해체된 미림팀 인사로부터 흘러나와서 2005년 7월 폭로됐는데, 파장은 컸으나 끝은 허무했어. 이건희, 홍석현, 이학수 등 삼성 관계자는 공소시효도 지났고 해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 반면 X 파일 내용을 보도한 기자들이 통신비밀보호법을 어겼다며 유죄 판결을 받았어. 대화에 등장한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고 노회찬 의원도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삼성이 연루된 대형 권력형 비리에서 몸통은 면죄부, 폭로한 사람만 처벌된 사례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노회찬과 삼성 X파일>을 참고해.

삼성 비자금 조성을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 ⓒ 연합뉴스

삼성 비자금 폭로

: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지냈던 김용철 변호사가 2007년 10월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한 사건이야. 그룹 주요 인사가 모두 차명계좌를 갖고 있고 삼성이 이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관리해왔으며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서 사법 방해를 했다는 것, 또 검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줬다는 내용도 있었지.

이 또한 파장이 컸어. 그해 말 특검이 출범해 수사했는데 차명계좌 1,199개, 차명 주식 324만 주 등 이건희 회장의 숨겨둔 재산 4조 5천억 원어치를 찾아냈어.

그런데 결론은 "비자금 아니라 물려받은 재산"이었네! 이건희 회장에겐 횡령 대신 조세 포탈 혐의가 적용됐고 특검은 삼성에 면죄부만 줬다는 비판을 받았지. 삼성은 이건희 회장 퇴진을 포함한 경영 쇄신안을 내놨는데 이 회장은 이때 물러났다가 2년 뒤 복귀해.

김용철 변호사는 2010년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책을 내놨어. 3년 전 삼성 비자금 폭로 당시 내용과 함께 삼성에서 7년을 일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던 책이었지. 김 변호사는 "삼성 재판을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 봐 두렵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고 책을 끝맺었어.

그 책에 담겨 있던 삼성과 지금의 삼성은 얼마나 다를까. 달라졌으리라 믿고 싶어.

또 하나의 약속 / 탐욕의 제국

: 2007년 3월, 삼성전자의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했어. 이후 출범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시민단체인 '반올림'을 중심으로 삼성 반도체와 LCD 공장에서 일했다가 백혈병이나 암에 걸렸던 노동자들이 삼성을 상대로 산업재해 인정과 피해 보상을 본격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어.

황유미 씨 사망 7년 뒤에 개봉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그리고 다큐 <탐욕의 제국>에서 이 사태, 삼성 반도체 백혈병 이슈를 다뤘어.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 이 문제를 중재하기 위한 조정위원회를 따로 만들어졌고 기나긴 논의 끝에 삼성에서 사업장에서 논란이 된 모든 암을 보상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양측이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2018년, 11년 만에 분쟁이 종결됐지.

민초가 떠먹여주는 한 줄 요약

대하 드라마 삼성 사과 연대기
시작은 밀수야 장르는 느와르
정경유착 시즌 2를 거쳐
시즌 3 핵심은 승계 구도
시즌 4 제작 여부는 더 지켜보자

A D V E R T I S E M E N T

이번 주에 꾸미는 꽤 많은 피드백 편지를 읽었어요. "일목 요연한 정리와 요약", "금융무지한도 명확하게 사태 파악됨" 등등 응원 감사합니다. "마부 스티커 제작해주세요~" 라고 남겨주신 독자분! 사실 이미 스티커를 준비중이랍니다. 마부 스티커가 탐난다면 '좋았어요'에 의견 남겨주세요! (기대하는 중)

이번 마부뉴스는 어땠나요?

좋았어요!🤗 아쉬워요!🥺

<마부작침 탐정사무소>의 다음 사건 후보는?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부터 후원금까지 정의기억연대와 논란. 다시 확산세로 전환된 클럽과 코로나. 누가 방역을 방해하는 걸까 혐오와 코로나 중에서 선택해주세요! 다른 사건은 카카오톡 채널이나 아래 의뢰하기 버튼으로 의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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